중국 지방정부들이 초호화 청사를 경쟁적으로 건설하다가 언론과 네티즌의 뭇매를 맞고 있다.
저장(浙江)성 후저우(湖州)시 창싱(長興)현은 건설비 20억위안(약 3,500억원)이 들어간 청사를 최근 준공했다. 신화통신은 창싱현은 인구가 60여만명에 불과하다면서 이 청사가 '세계 최고의 현 청사'라는 우스개 칭호를 얻었다고 5일 꼬집었다.
중국의 지방청사 중 가장 유명한 건물은 산둥(山東)성 지난(濟南)시 청사다. 총 40억위안(약 7,000억원)이 들어간 이 청사는 건축 면적 37만㎡에 복도의 길이가 1㎞, 엘리베이터가 40개에 이른다. 단일 건물로는 미국 국방부 건물인 펜타곤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크다.
산시(陝西)성 옌촨(延川)현 융핑(永坪)진은 2010년 혁명 유적지와 광장을 만든다고 예산을 통과시킨 뒤 실제로는 혁명 기념관보다도 더 큰 청사를 지어 물의를 빚었다. 장쑤(江蘇)성 푸닝(阜寧)현은 50년이 지나도 끄떡없는 청사를 짓는다며 호화 청사를 건축했으나 10년도 안 돼 상업개발용으로 매각, 지탄을 받았다. 후난(湖南)성 러우디(婁底)시는 2006년 5억위안(약 880억원)을 들여 백악관을 본 뜬 시 청사를 지었다가 시 정부 최고 책임자가 조사를 받았다. 그는 2,000만위안(약 35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징역 14년형을 받았다. 일부 지방청사는 고위 공무원 개인이 쓰는 사무실 면적이 100㎡를 넘고 사무실 옆에 2인용 침대와 욕실을 갖췄다가 네티즌의 지탄을 받았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을 중심으로 하는 제5세대 지도부가 들어선 후 중국은 고급 술과 호화 연회 등을 금지하는 '8항 규정'을 내세워 반(反)부패 청렴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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