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의 여배우 Paris Whitney Hilton은 Wal-Mart 얘기가 나오자 'Wal-mart… do they like make walls there?'(Wall을 만드는 곳인가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모를 리 없지만 썰렁한 동문서답이었다. Hilton과 달리 Marilyn Monroe는 재치 있는 말대꾸를 종종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달력용 누드 사진을 찍었냐는 질문에 그녀는 '내가 옷을 걸치지 않았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 라디오는 켜 놓았다'(It's not true I had nothing on. I had the radio on.)고 답했다. Have on의 의미가 '옷을 걸치다'는 뜻도 있고 '무언가를 켜 놓는다'는 의미도 있는 점을 응용해 재치 있게 받아친 것이다. 이렇듯 대중 앞에서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바보가 되기도 하고, 단박에 상대를 압도하고 기선을 잡기도 한다.
일상적인 대화 중에서도 이런 예는 많다. 생각하는 중이라면서 반응이 없는 사람을 다그치며 'So, a thought crossed your mind? Must have been a long and lonely journey?'(아직 생각이 나지 않나요? 멀고 외로운 여행이라도 가신 거예요?)라고 말하는 것은 우리말로 '유식이 출장 갔느냐?' 같은 표현이다. 바쁠 때 자꾸 성가시게 구는 동료에게 'I'm busy now, can I ignore you another time?'이라고 말하는 게 유행한 적도 있다. 직역하면 '다음 기회에는 못 들은 척하거나 무시할거야!'라는 뜻이지만, 지금 당장 귀찮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문화에선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이런 표현 방식은 익혀 놓을 필요가 있다. 'You fail'이라며 면박하고 무시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완곡하게 힐난하며 'If ignorance is bliss, you must be the happiest person alive.'(모르는 게 약이라면 당신이야말로 참 행복한 사람)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I'd like to help you out. Which way did you come in?' 같은 말을 들으면 '완곡한 무시'와 비난인 것을 알아야 한다. 또 초면에 대화를 나누다 헤어지면서 'I wish we were better strangers'라고 말한다면 다시 보고 싶지 않다는 뜻이라는 정도는 파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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