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역술인의 시간] <44> 미리 바라보는 세상
알림

[역술인의 시간] <44> 미리 바라보는 세상

입력
2013.11.05 00:21
0 0

오늘은 지난 '다부동전투' 칼럼 이후 몇몇 좋은 질문들이 들어왔기에 이 자리를 빌어 답변 형식으로 말씀드리려 한다.

중국과 일본이 국지전 형태의 전쟁이 시작되게 되면 우리나라의 입장은 여러모로 애매한 상황이 될 것이다. 일본과는 독도 영유권 문제로 이미 감정이 상해 있기에 심정적으로는 중국편이겠으나 현실을 살펴보면 일본 뒤에는 미국이 있기에 우리나라는 드러내놓고 일본을 멀리하기 어렵다.

중국과의 관계 역시 참으로 난감해진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중국과의 경제교역 규모가 미국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가고 있고 주적(主敵)인 북한문제를 풀기 위해서도 중국의 역할이 적지 않으므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경우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북한은 경제사정이 점차 나아져가고 세계를 향해 평화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기는 하나 잊혀질 만하면 협박 발언들이 지속적으로 나오니 안심하기는 이를 것이다.

중요한 것은 북한과 미국과의 관계인데, 중국과 일본의 국지전 중에 미국은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1982년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 전쟁처럼 이 경우도 단 몇 달 만에 끝나겠지 라고 미국은 생각했으나 의외로 오래 지속되기 때문이다.

현대전은 속전속결이라, 첨단 장비를 동원하여 인명피해를 최소화 하면서 순식간에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데 문제는 나만 그런것이 아니라 상대방도 그러하다는 점에 있다. 때문에, 여러 상황으로 인해 본토 공격은 감행하지 않고 '섬 탈환'을 위한 전쟁이 진행되는데 6.25 전쟁의 백마고지 전투처럼 뺏기고 빼앗는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것이다.

필자는 중국과 일본 전쟁은 최소 3년 혹은 길면 10년 정도 지속 될 것으로 본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전쟁에 대한 피로가 누적되어 주변국가들과의 관계에 있어 변화의 필요성이 생기게 될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중국과 일본이 싸우는 동안 전력공백이 생길 수 밖에 없는데 그 와중에 북한이 핵미사일 쏘면서 군사력을 과시하게 되는 시나리오는 그야말로 최악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북한이 미사일을 쏜다거나 핵을 언급하는 경우 그 동안은 중국의 역할이 적지 않았으나 일본과 중국이 맞붙으면서 자기 코가 석자가 되어 버리니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워 질 것이다.

때문에, 미국은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있어 매우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는데 문제는 그 시기부터 우리나라의 역할이 모호해짐에 있다.

그 동안 우리는 자의든 타의든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있어 수동적이고 보수적일 수 밖에 없었기에 미국과 북한과의 대화에 있어 제3자 내지는 배제(排除)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북한은 지금도 대한민국과 대화하는 것은 생산성이 없고 미국과 직접 대화하는 것을 원하고 있는데 향후, 미국이 먼저 손을 내미는 상황이라면 굳이 대한민국을 그 테이블에 참석시킬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배제된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 개선은 우리나라로써는 매우 불행한 사안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실익은 미국과 중국이 다 가져 갈 것이기에 그러하다.

이미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져 있다시피 북한은 풍부하면서도 세계 최고 품질의 지하자원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다 국민들은 통제에 익숙하게 살아왔기 때문에 저임금이라고 해도 불만 없이 한눈 팔지 않고 근면하게 일한다.

따라서, 미국 혹은 중국 기업들은 북한이 미국과 관계 개선이 되어 북한내 여러 상황들이 안정된다면 투자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필자는 우리나라가 치욕스러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왔는데 위의 여러 정황들을 보게 되면 누구라도 그 상황에 대한 예상이 가능할 것이다.

언제인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필자는 어느 한 군사전문가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 자리에서 필자는 "우리나라에 항공모함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라고 말했더니 그분은 "항공모함은 건조비용도 많이 들지만 유지비용이 엄청나게 들어갑니다. 우리는 아직 시기상조 입니다" 라고 하셨다.

필자는 "우리나라는 조선 부문에 있어 세계 1위라고 하는데 항공이야 기술이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조선은 그렇지 않은데 이게 참으로 아이러니 합니다. 비록 미국 모함처럼 크지는 않더라도 작은 규모의 항공모함은 보유할 필요성이 있다고 봅니다" 라고 하자 "유지 비용은 어떻게 충당하나요? 작은 규모의 항공모함이라고 해도 유지비용은 만만치 않게 들어갑니다" 라고 하셨다.

필자는 "각 나라마다 경제가 어려워지다보니 군비에 지출되는 예산을 줄이려고 하는 추세이니 이해가 맞는 나라들을 모아 연합하여 건조하고 유지비도 부담하는 것은 어떨까요?

이를테면, 아시아 패권을 노리는 기존 국가들과 연계하는 것도 좋지만 방위비 비용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나라들과 분담하는 방법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어쩌면 많은 유지비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라고 말한 기억이 있다.

최근 안철수 의원의 행보를 보니 지난 3월 13일 리빙앤조이 '미리보는 뉴스'에서 필자가 예견했던 바와 거의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는 듯 하다.

향후, 어떤 형태로건 적지 않은 정치세력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데 부디 우리나라를 강한 나라로써 자리잡게 해 주시길 부탁드리는 바 이다.

역술인 부경(赴炅)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