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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조선사회 보여주는 38년간의 일기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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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조선사회 보여주는 38년간의 일기 눈길

입력
2013.11.04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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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친 혼란기의 선비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았을까.

한국국학진흥원이 4일 '계암일록에 나타난 17세기 영남사림의 삶과 의식'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를 통해 당시 선비들의 삶과 의식을 재조명, 눈길을 끌고 있다.

계암일록은 계암 김령(1577~1641)의 일기를 국역한 서책. 문과에 급제한 당대 일급지식인이 벼슬을 하지 않고 고향에 머물며 세상을 바라본 기록으로, 당대 선비들의 과거시험 준비에서 정치인식, 예법 등을 잘 보여주고 있다.

퇴계의 직전제자인 김부련의 아들로서 퇴계학문의 계승자라는 자부심이 강했지만, 거듭된 과거시험에 낙방으로 괴로워하는 모습이 계암일록에 잘 나타나 있다.

5전6기끝에 문과에 합격한 뒤 탈진할 정도로 축하잔치를 벌였고, 남인 서인 등 뚜렷한 당파색과 당시에도 시험과목 정보를 얻기 위해 인척을 활용하는 등 정보전이 벌어졌음도 보여준다. 또 임란과 호란 이후 국가 재정이 파탄지경에 이른 상태에서 파병이나 사신접대에 필요한 재원 바련을 위해 지방에 대한 세금부과 상황 등도 리얼하게 보여준다.

이정철 국학진흥원 연구위원은 "17세기는 전쟁과 반정으로 점철된 혼란기인 탓에 사료가 많지 않고, 기존 학계의 연구도 적었다"며 "계암일록은 어떤 의미에서 중앙정부가 작성한 조선왕조실록에 상응하는 지방기록이라 할 정도로 정치, 경제를 비롯한 생활사 전반이 오롯이 담겨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말했다.

이임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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