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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뜬금없이 댓글 의혹 첫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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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뜬금없이 댓글 의혹 첫 비판

입력
2013.11.04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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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4일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문제를 사실상 처음으로 인정하고 비판했다. 몇몇 개인의 일탈행위로 치부하던 그 동안의 톤과는 분명히 결이 달랐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기관들이 대선에 개입한 정황들 때문에 정치권이 소용돌이에 있다"면서 "조직적이었는지 여부는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의심받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역설했다.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이를 "원론적인 얘기일 뿐"이라고 했지만 국가정보원을 비롯한 국가기관에서 최소한 의혹을 살 만한 행위가 있었음을 인정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 동안 새누리당이 댓글 사건의 의미를 축소하는데 급급했던 것을 감안하면 최 원내대표의 이날 발언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새누리당은 국정원ㆍ군ㆍ보훈처 등의 대선 개입 의혹이 확산되는 국면에서 "전체 인터넷 댓글의 0.02%에 불과하다" "다른 사람들이 쓴 글을 퍼나른 게 대부분"이라는 식으로 각종 의혹을 뭉개거나 "댓글 때문에 대선 결과가 달라졌다는 거냐"며 '대선 불복'프레임으로 몰고가는데 힘을 쏟았다.

하지만 최 원내대표가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의 대선 개입 문제를 장황하게 지적하면서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비판성'은 희석되고 말았다. 그는 "전공노가 지난해 대선 당시 SNS 활동을 통해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며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에 맞불을 놓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그는 또 "차제에 국가기관의 선거개입, 전공노의 불법 정치활동과 선거운동 등 공무원이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하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수사와 함께 제도적 개선이 마련돼야 한다"며 국가기관의 선거개입과 전공노의 정치활동을 같은 선상에서 바라보는 시각도 숨기지 않았다.

때문에 최 원내대표가 '뜬금없이'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정황을 비판한 배경은 따로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우선 박근혜 대통령이 유럽 순방 직전,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엄정 수사와 '국가기관은 물론이고 공무원 단체나 개별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약속한 데 대한 당 차원의 후속조치라는 해석이다. 국정감사 이후 각종 민생ㆍ경제법안과 예산안 처리를 위한 야당의 협조를 의식한 '립 서비스'라는 비판적 분석도 적지 않았다. 특히 그가 이날 의원총회에서 "당 지도부와 원내지도부 모두 야당과 적극적으로 대화 국면을 유도해서 법안 처리가 지장을 받지 않게 최선의 노력하겠다"고 말하면서 후자의 해석에 무게가 더 실리고 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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