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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인사난맥, 대통령 주변 군 출신 인사들 파워게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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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인사난맥, 대통령 주변 군 출신 인사들 파워게임 탓"

입력
2013.11.04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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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군 인사를 두고 김관진 국방장관과 장경욱 전 국군기무사령관이 정면 충돌하면서 군 인사의 난맥상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장 전 사령관의 전격 경질에는 육사 28기인 김 장관뿐 아니라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육사 25기),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육사 27기), 박흥렬 청와대 경호실장(육사 28기) 등 권력핵심에 포진한 군 출신 인사들의 이름이 속속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씨(육사 37기)까지 등장하면서 박 대통령 주변 군 출신 인사들의 파워게임이 인사 난맥상의 요체라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다.

김 장관과 장 전 사령관의 충돌에서 드러난 인사 난맥상은 전체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 전 사령관이 경기고와 독일 육사 출신 장교를 중용하는 김 장관의 인사 스타일을 청와대에 비판적으로 보고했고 이를 못마땅히 여긴 청와대의 '파워군인'출신들이 김 장관과 함께 장 전 사령관을 경질했다는 부분이다. 실제 김 장관은 김장수 실장의 라인으로 분류되고 있다. 하지만 국방부 안팎에서는 표면적으로 드러난 사실과 달리 충돌 사태의 다른 뒷배경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돌고 있다. 기무사령관이 국방부 장관을 보좌하는 동시에 견제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직책이라는 점에서다.

이와 관련 박흥렬 실장과 김 장관을 포함한 '김장수 라인'과 남 원장의 파워게임이 우선적인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4월 기무사령관 임명 당시 김장수 라인은 제3의 인물을 천거했지만 남 원장의 입김에 따라 장 전 사령관이 낙점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파다했다. 이에 따르면 양측의 파워게임에서 결과적으로 장 전 사령관은 희생자였다는 설명이다.

남 원장이 여전히 군 인사에 입김을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번 인사를 통해 사실상 재확인됐다. 남 원장의 육군참모총장 시절 비서실장이자 국정원에서 남 원장의 보좌관으로 근무중인 고모 대령(육사37기)이 8차례 고배 끝에 이번 인사에서 준장으로 진급한 것이 남 원장의 영향력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평이다.

이와 함께 이번 인사에서 지만씨의 육사37기 동기들이 대거 약진하면서 인사 난맥 논란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장 전 사령관 후임인 이재수 중장과 합동참모본부장에 임명된 신원식 전 수방사령관이 모두 지만씨의 동기로 두터운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1일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송영근 의원이 김 장관에게 "기무사령관에게 (전) 수방사령관의 부적절한 처신 내용을 보고받은 적이 있느냐"며 신 본부장을 직접 겨냥해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국방부 주변에서는 장 전 사령관의 청와대 직보 내용에 지만씨가 동기생 인사와 관여한 내용도 포함돼 있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돈다. 소위 최고 인사권자의 역린(逆鱗)을 건드리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37년 군 생활을 한 장 전 사령관이 인격모욕을 느낄 정도로 매몰차게 군복을 벗긴 상부의 처사도 이런 관측의 정황으로 거론된다. 국회 국방위 관계자도 "기무사령관 해임은 최고 인사권자의 결심 사항이라 김 장관 윗선의 정치적 역학관계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며 "권력 핵심에 육사 출신을 너무 많이 포진시킬 때부터 예견된 사태였다"고 비판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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