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이 나일론보다 강한 신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우리나라 기업이 개발한 원천소재 1호다.
효성은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 최초로 고성능 소재인 '폴리케톤'개발 및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폴리케톤은 나일론 폴리아세탈 에틸렌비닐알콜 등 현존 산업소재보다 강도, 마모성, 내화학성이 모두 월등히 뛰어나 플라스틱을 대체할 미래첨단소재로 평가 받고 있다. 향후 자동차 엔진커버, 전자기기 기어, 산업용 케이블 등 각종 산업용 부품에서 기존 소재를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기오염의 주범인 일산화탄소를 원료로 만들기 때문에, 친환경 소재로도 각광을 받는다.
효성 관계자는 "1938년 나일론의 개발은 소재혁명으로 표현될 만큼 산업의 역사를 바꿔놓았다. 폴리케톤은 나일론 이후 가장 뛰어난 산업소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미국 일본 등 선진국 화학업체들은 1980년대부터 폴리케톤 개발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안정적 기술확보가 어려워 상업화에 번번히 실패했는데, 효성은 2004년 조석래 회장의 소재개발특명에 따라 10년 간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결국 원천기술확보에 성공했다. 회사 관계자는 "폴리케톤은 일산화탄소와 올레핀을 합성해서 만드는데 일회적 합성은 가능해도 대량생산할 수 있는 공정시스템 구축이 어려워 글로벌 기업들도 중도에 포기했다"면서 "몇 차례 실패 끝에 결국 그 방법을 찾아낸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은 국내에 133건,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해외에 27건 등 관련특허 출원 및 등록을 이미 마쳤다.
효성은 지난해 3월 울산 용연공장에 연산 1,000톤 규모의 생산시설을 구축, 시험가동을 해오다 지난달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소재강국인 독일 등 유럽 내 업체 100여 곳으로부터 품질을 인증 받아 제품을 공급 중이다.
효성은 2015년까지 2,000억원을 투자해 연산 5만톤 규모의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2020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현재 60조원 규모인 세계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 시장에서 점유율을 30%까지 끌어 올린다는 목표도 내왔다.
폴리케톤 상용화로 2020년까지 기존 소재를 대체하는 직접적 부가가치만 1조원, 전후방 사업까지 포함할 경우 최소 10조원이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훈 효성 부회장은 "조만간 국제표준기구인 ISO에 신물질로 등록돼 표준화가 이뤄지면 관련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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