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30분 이용요금 9,500원이 결제됐고요 문 잠그고 그냥 가시면 반납 처리됩니다."
4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 인천시청 관용주차장. 녹색 주차선이 그려진 '카 셰어링(Car Sharing·자동차 나눠 타기)' 무인 주차장에 미리 예약한 경차 1대가 세워져 있었다.
휴대전화에 내려 받은 카 셰어링 어플리케이션을 작동시켜 스마트키 메뉴에서 '문 열림' 버튼을 누르니 3, 4초 뒤에 점멸등이 켜지며 차 문이 열렸다. 240㎞ 남짓 달린 새 차였다. 차량에는 버튼 시동장치가 달려 있어 차 키를 찾을 필요가 없었다. 차량은 정해진 시간 동안 타고 다시 주차장에 세운 뒤 문을 잠그는 걸로 반납 처리가 됐다. 차를 빌리고 반납하는 과정이 사람을 거치지 않고 이뤄졌다.
인천시가 지난 1일부터 시작한 카 셰어링 서비스의 성공 여부가 관심이다. 편리함 때문에 슬슬 입소문을 타고 있지만 앞서 시행한 다른 자치단체들도 특별한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케이테렌탈 컨소시엄(그린카) 에이제이렌터카㈜를 사업자로 선정해 시내 공영주차장 72곳, 사업자 주차장 18곳 등 100곳에서 카 셰어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요 대상 지역은 업무시설이 밀집된 남동산업단지, 대중교통 환승수요가 많은 경인선 부평역과 인천지하철 인천터미널역, 주택가 밀집지역인 부개동, 대학가 주변인 용현1·4동 등이다.
시행 3일 간 48명이 새로 회원 가입하고 58건의 서비스 이용이 이뤄졌다. 도입 초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아직까지는 미미한 수준이다.
차량을 빌린 주차장에 다시 반납해야 하는 번거로움, 이용요금과 전용 주차장까지 이동해 차량을 빌려야 하는 부담, 인터넷 회원가입 등 부족한 서비스 접근성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인천의 경우에도 A주차장에서 빌린 자동차를 B주차장에 반납하는 편도형 서비스는 영종하늘도시~연수구 송도동, 서구청~인천시청 2개 구간에서만 가능했다. 차량 대여시간을 연장하는 것도 어플리케이션이나 전화로 가능했으나 1번 연장된 경우 취소하기는 어려웠다. 대여시간을 30분 연장했다가 취소하기 위해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보니 "등록된 신용카드로 자동결제가 돼 취소가 어렵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인천시 관계자는 "2009년 경기 군포에서 가장 먼저 도입해 서울 경기 부산 등 전국으로 퍼졌으나 크게 활성화되지는 못했다"면서 "홍보 강화, 회원 연회비 면제 혜택 등을 통해 회원 수를 늘리고 전용 주차장, 편도형 서비스를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카 셰어링을 이용하기 위해선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을 하고 운전면허증과 신용카드를 등록해야 한다. 회원카드가 없어도 어플리케이션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이용 요금은 경차 기준으로 30분당 3,300원(회원 35% 할인)이며, 1㎞당 190원의 유류비는 별도다.
글·사진=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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