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패스트푸드업체 배달원을 활용해 심야시간 대 여성의 안전한 귀가를 돕는다. 여성안심스카우트에 이은 후속대책이지만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은 의문이다.
서울시는 한국 도미노피자와 맥도날드 배달원 1,000명을 뽑아 골목길 등 안전 취약지역을 감시, 신고하도록 하는 '서울시 마을파수관'사업을 시작한다고 4일 밝혔다.
마을파수관은 여성폭력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위험이 있을 경우 이를 112센터에 신고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 파손된 보도 등 생활 안전 위험요소와 불량청소년 주취 노숙인 등이 밀집한 장소도 살펴보게 된다.
시는 도미노피자와 맥도날드의 직영점 직원 중 근무태도가 성실하고 모범적인 배달원을 중심으로 파수관을 선발해 이날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파수관은 시가 제작한 '마을파수관'배지를 왼쪽 가슴에 착용하고 근무하며, 맥도날드 배달원의 경우 하루 24시간 내내, 도미노피자는 오후 2~10시 활동한다.
시는 어려운 환경에 처한 배달청소년들에게 신고 4건 당 1시간의 봉사활동시간을 인정해주고, 우수 활동자에게는 시장 표창 등을 통해 격려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은 월 61만원의 수당을 받는 여성안심스카우트와는 달리 단순 봉사활동 차원에서 파수관 역할을 해야 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배달 시간에 쫓기는 아르바이트생들이 과연 봉사 수준의 파수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겠냐는 지적이다. 오히려 학업이나 생계 유지를 위해 일하는 20대 청년들에게 배달 외에 파수관 역할까지 떠맡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가에서 패스트푸드점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김모(22)씨는 "취지는 좋지만 배달이 늦어지면 점장 눈치를 봐야 하는데 두 가지 일을 제대로 병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물질적인 보상보다 지역을 지킨다는 자긍심을 갖고 참여하는 배달원이 많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