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딴 세몰이로 차기 당권주자의 면모를 과시해온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이 20일 '조용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해 눈길을 끌었다. 원조 친박인 서청원 의원의 국회 입성을 의식한 숨고르기 행보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김 의원이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재정준칙 마련과 국가 재정건전성 제고 방안'을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는 서병수 나성린 김학용 민현주 안종범 의원 등 10여명의 동료의원이 참석했다. 그나마도 대부분 본격적인 토론 전에 자리를 떴다. 김 의원이 주최하는 역사공부 모임 '근현대사 역사교실' 특강 때마다 70~100명의 현역의원이 참석했던 것과는 딴 판이었다.
김 의원은 애초부터 '조용한 행사'를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론회 장소는 의원회관 대회의실이 아닌 20명 정도만 수용할 수 있는 소회의실을 택했고, 당 지도부나 동료의원들의 축사도 생략한 채 곧바로 심층토론에 들어갔다. 김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서도 "국회의원으로서 의정활동을 하는 것 뿐인데 언론에서 자꾸 곡해하는 기사가 많이 나와 포스터만 붙이고 의원들을 초청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토론회는 형식보다 실질적인 토론에 치중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지난 4월 재선거 당선으로 국회에 재입성한 뒤 1호 법안으로 제출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의 세부 내용에 대해 법학자ㆍ경제학자ㆍ재정학자 등 참석한 전문가 대부분이 재정준칙 법제화의 필요성에 동의함으로써 김 의원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소득도 챙겼다.
하지만 김 의원의 갑작스런 태도변화에 대해서는 의심의 눈길이 쏟아졌다. 한 친박계 의원은 "앞으로 당권 경쟁을 벌일 수도 있는 서 의원이 원내에 복귀하는 날이라 이를 의식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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