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곰의 공격으로부터 주인을 구했고, 조난 당한 주인은 그 충견을 잡아먹고 살아남았다."
3일(현지시간) 캐나다 QMI통신이 전한 '캐나다판 토사구팽' 얘기다. 통신에 따르면 마르코 라보이(44ㆍ사진)씨는 지난 7월 카누에 몇 달 치 식량을 싣고 독일산 셰퍼드와 함께 몬트리올에서 804㎞떨어진 해안지대인 제임스 베이 인근으로 오지 여행에 나섰다가 야생 곰과 맞닥트렸다. 카누를 망가트리고 식량을 짓밟던 곰이 라보이씨를 위협하려는 순간, 셰퍼드가 곰에게 달려들어 주인의 목숨을 구했다.
하지만 조난 후 굶주림에 허덕이던 주인은 사흘 뒤 돌을 사용해 '생명의 은인'을 잡아먹었다. 라보이씨는 그로부터 3개월여 동안 초근목피로 연명하다 지난달 30일 수색에 나선 헬리콥터에 구조됐다. 라보이씨는 수개월간 일정으로 집을 떠났기 때문에 실종 신고가 그만큼 늦어졌다. 그는 집에 나섰을 때보다 체중이 40㎏정도 빠지고 심한 저체온증에 시달리는 상태였다.
라보이씨의 선택을 두고 생존 전문가들은 "극한의 환경에서 택한 이성적 판단"이라고 평가한 반면, 동물 애호가들은 "30일은 먹지 않아도 견딜 수 있는데 너무 빨랐다"고 지적했다. 생존 전문가 안드레이 프란시스 부보아는 "라보이가 며칠 더 기다렸다면 힘이 빠져 개를 이기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이디 '게리 데일스'는 트위터에 "자신을 구해준 개를 불과 사흘 뒤에 잡아먹었다. 그러고는 3개월을 더 생존했다. 개는 죽을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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