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매년 경력직 변호사 20명이 경감으로 특별채용돼 경찰 수사부서에 배치된다. 경찰대 정원은 20명이 줄어들고 정원의 10%는 취약계층 특별전형으로 선발된다. 경찰청은 이런 내용을 담은 ‘인재선발 제도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4일 밝혔다.
경력직 변호사 특채는 올해 말 채용공고가 나간 뒤 내년 상반기부터 시행된다. 자격은 사법시험이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으로 법조 경력 2년 이상이다. 채용되면 6개월간 경찰교육원과 수사연수원에서 교육을 받은 뒤 5년 간 수사부서에서 의무적으로 근무해야 한다. 또한 임용시점부터 2년간은 예외 없이 고소ㆍ고발 사건 등 수사 실무를 맡는다.
경찰청은 당초 로스쿨 출신을 경위로 특채하려 했지만 법조계의 반발이 우려되고 우수인재 유치에 부정적인 점 등을 고려해 경감으로 한 계급 높이는 대신 경력 2년을 조건으로 달았다. 변호사 특채 경감들은 임용 이후부터는 경찰대, 순경 공채 등 다른 경로로 경찰에 들어온 경감들과 동등하게 경쟁해야 한다.
변호사 특채가 이뤄지면 수십 년 동안 해마다 3~8명씩 뽑아 온 사시 출신 경정은 사라진다. 지원자가 거의 없는 외무ㆍ행정 5급 공채 출신 경정 특채는 당분간 그대로 유지된다. 연간 50명이었던 간부후보생 정원에도 변동은 없다. 다만 2016년부터는 전문성 강화를 위해 세무 회계 외사 사이버 통신 분야의 경력직 간부후보생 선발이 늘어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경찰청은 2015학년도부터 경찰대 정원을 120명에서 100명으로 감축하고, 10명은 농어촌 거주자나 기초생활수급권자 등으로 선발하는 기회균형 특별전형을 도입한다.
또 경찰대에 치안대학원을 설립해 매년 석사과정 40명, 박사과정 10명을 교육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경찰대학 설치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법안소위에 계류 중이다. 법이 개정되면 치안대학원 정원의 3분의 1 이상은 민간에 개방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수사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변호사 경감 특채를 결정했고, 몇 년 전부터 경찰대 출신의 고위직 독점 우려가 제기돼 경찰대 재정립 방안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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