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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피난처 철퇴 맞은 나우루, 7년 만에 은행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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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피난처 철퇴 맞은 나우루, 7년 만에 은행 들어선다

입력
2013.11.0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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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에 위치한 인구 1만 명의 작은 섬나라인 나우루 국민들은 다시 은행이 들어설 기대에 부풀어있다. 한때 활발한 금융시스템을 갖추었던 나우루는 2001년 돈세탁 은닉처를 제공한 혐의로 국제금융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후 현지 은행들의 면허가 잇따라 취소됐고, 2006년 마지막 은행이 문을 닫은 이후 지금껏 금융거래를 할 수 없는 나라로 지내왔다. 공무원의 월급은 현금봉투로 지급됐고, 모아둔 돈은 금고에 넣거나 땅 속에 묻어 보관해야 했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나우루는 최근 호주의 '벤디고 앤드 애들레이드'은행과 나우루 지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르면 내년 1월부터 나우루 국민은 예치금 보호 등 호주 국민과 동일한 은행 서비스와 금융 상품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나우루는 1980년대 비료의 원료인 인광석 수출로 큰 호황을 누렸지만 자원이 바닥나면서 정부는 재정난에 허덕이게 됐고 금융시스템마저 붕괴되고 말았다. 현재 나우루의 실업률은 90%에 달하고 어업을 제외하곤 특별한 돈벌이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빚더미의 나우루가 다시 은행을 열게 된 계기는 호주로부터 난민 캠프를 대신 짓는 대가로 받는 지원금 때문이다. 호주 정부는 이란과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오는 난민들의 본토 유입을 막고자 주변 섬나라들에 지원금을 지급하는 대신 난민들을 수용할 캠프를 운영토록 하고 있다. 나우루가 호주로부터 올해 받을 지원금은 2,700만달러(286억원)로 나우루의 2012년 국내총생산(GDP)인 7,000만달러의 약 40%에 달하는 액수다. 이 지원금이 은행 설립의 종자돈으로 사용된다.

현지 정부 관계자는 정부와 국영회사가 새 은행의 가장 주된 고객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광산 사용료를 받아온 땅주인이나 호주 기업과 거래해온 상점들도 은행 업무 재개의 혜택을 받게 될 것이다.

나우루 현지인인 지아 그루넬러(28)는 "은행이 정말 필요했다. 이자도 나오지 않는 돼지 저금통에 돈을 모아 숨겨놓느라 정말 힘들었다"며 은행 재도입 소식을 반겼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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