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정부청사 주변에서 직원간 핑크빛 염문과 불륜 관련 소문이 급속히 번지고 있다. '모 부처 과장과 부하 여직원이 부적절한 관계'라거나 '서울에 집을 둔 기혼 남녀 직원이 회식 후 새벽까지 함께 있었다'는 등 공직사회 기강을 해칠만한 내용들인데, 해당 부처 감사관실이 조사에 나설 정도로 상황이 심상치 않다.
세종 청사의 한 경제부처 감사담당관은 3일 "우리 부처 과장급 간부와 부하 여직원을 둘러싼 소문이 최근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며 "루머의 사실 여부와 출처에 대해 동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처의 또 다른 간부 직원은 "과장급 간부의 부인이 휴일에도 상경하지 않는 남편의 불륜 여부를 조사해 달라고 요청, 감사관실이 실제 조사를 벌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 청사의 다른 부처 상황도 비슷하다. 출ㆍ퇴근이 힘겨워 세종에 혼자 기거하는 기혼 남녀 직원이 늘어나면서 저녁 회식 후 만취 상태에서의 과도한 신체 접촉이나, 남녀 직원간 삼각관계 등의 내밀한 소문이 부처마다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부처는 윤리강령을 강화하는 한편, 정시 퇴근 및 귀가를 독려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경우 국민권익위 권고에 따라 공무원 행동강령의 수준을 강화하는 한편, 청렴의무 준수와 부패방지를 위해 관련 사항을 조사하는 '청렴 옴부즈만'을 출범시켰다.
이와 관련 한 관계자는 "직장과 가정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무리한 청사 이전으로 인해 나타난 부작용"이라며 "근무시간 조정이나 정주여건 조성 등을 통해 세종청사 공무원들이 유혹에 노출되지 않도록 할 근본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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