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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파일] 대구대 구재단 측 이사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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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파일] 대구대 구재단 측 이사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입력
2013.11.03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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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1일 오후2시 대구 남구 대구대 대명동캠퍼스 영광학원 법인 사무국에는 끝내 구재단 측 이사 3명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사 7명 중 그나마 의결권을 행사하는 5명 중 이상희 이사장과 이근용 이사 2명만 출석하면서 정족수 4명에 미달, 이사회가 무산된 것이다. 지난달 11일, 29일에 이어 이날까지 세 번째다.

장소가 문제란다. 구재단 측 이사에 반대하는 시위대 때문에 서울에서 이사회를 열자는 요구였다. 이사회 장소를 비밀에 부치지 않는 다음에야 시위대가 서울인들 찾아가지 못하겠는가. 법인사무국이 정중히 '어렵다'고 공문으로 통보했고, 구재단 측 이사들은 이날 서울 모처에서 따로 모였다고 한다.

당초 이날 안건은 홍덕률 제11대 총장 임명과 개방이사ㆍ감사선임, 대구사이버대총장 임명, 대구보명학교와 대구광명학교 2개 특수학교 교장 임용이다. 모두 구재단측 이사들이 문제를 제기, 직무대리 체제로 운영되는 영광학원 산하 교육기관이다. 대구대도 이날부터 교칙에 따라 김덕진 부총장이 총장직무대리가 됐다.

교육부도 이런 비정상적 이사회 운영을 개선키 위해 지난달 23일 '이사회 정상화 촉구 및 시정요구'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구재단 측 이사들은 요지부동이다. 그들은 이날 법인사무국에 "강모 교수를 총장직무대리로 선임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매듭을 풀 생각은 없고, 오히려 꼬려고만 한다.

교육부는 이미 이사회가 파행 운영될 경우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교육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에는 '임시이사 체제 회귀'가 포함돼 있다. 17년 만에 겨우 졸업한 임시이사 체제인데, 다시 임시이사 얘기가 교육부와 대학 주변에서 들리고 있다.

영광학원 10개 교육기관이 탄생하는데 구재단의 기여도는 절대적이다. 하지만 대학을 파탄 지경까지 내몰아 임시이사를 부른 장본인도 구재단이다.

구재단 측 이사들이 앞장서서 임시이사 파견의 빌미를 주지 않기 바란다. 다시 과거로 회귀하면 설립자를 어떻게 보겠는가. 이사회가 이달 중순 다시 예정됐다니 삼세판이 지났어도 '혹시나' 기대해본다.

전준호 사회부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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