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는 2011년 첫 도입 때부터 역차별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대표적인 예는 외식업이다. 지난 5월 동반성장위원회는 재벌계열 외식업체에 대해 ▲수도권 역세권 반경 100m밖과 ▲연면적 2만㎡ 미만 복합다중시설에선 신규출점을 하지 말도록 권고했다. 이에 따라 CJ계열의 빕스, 롯데계열의 T.G.I.F 등은 새 점포를 낼 수 없게 됐지만 외국계인 아웃백스테이크 하우스는 규제대상에서 제외됐다.
대형 외식업체들의 발목이 묶인 틈을 타 외국계는 세를 넓혀가고 있다. 지난달 경남 창원에 7호 매장을 연 일본 회전초밥 1위 업체 스시로는 2020년까지 국내 직영점을 80개로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일본내 2위 업체 갓파스시 역시 국내 매장수 목표를 100개로 잡았고, 도시락 1위 업체인 호토모토는 향후 3년간 국내에 200개 점포를 열 예정이다.
제조업 분야인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산업은 이미 외국기업 천하가 됐다. 2011년 중소기업적합업종에 지정된 LED분야는 필립스와 오스람 등 외국계 조명회사들이 국내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게 됐다. 중국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킹선 역시 2015년 국내에 생산시설을 설립해 연간 1,5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 조명업계 관계자는 "가정용 조명시장에서 백열전구를 대체할 LED벌브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10.3%에서 2016년 28.2%까지 늘어날 전망이지만 외국기업들의 지배력이 워낙 커 투자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재생타이어는 중소기업보호제도와 악연이 깊은 분야. 과거 '중소기업고유업종' 제도가 2006년 폐지되자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등이 뛰어들어 시장을 키웠다. 하지만 중소 타이어업체의 반발 속에 2011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재지정됐고, 한국ㆍ금호타이어는 발을 빼야 할 상황이다. 그 결과 제휴형태로 들어온 세계 1위 브릿지스톤, 2위인 미쉐린 타이어의 생산량이 급증, 현재 외국계 타이어업체의 점유율이 15%에 달하고 있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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