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성 인사 교체 논란을 불러일으킨 장경욱 전 기무사령관(육사 36기)은 군내 특정 인맥에 속하지 않은 인사로 알려져 있다. 그가 지난 4월 기무사령관에 임명될 때 군 안팎에서는 '뜻밖의 인물'이라는 소리가 나왔다. 당시 장 전 사령관은 실세로 통하는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나 남재준 국정원장, 김관진 국방장관과 친소관계를 구분 짓기에도 애매한 위치에 있었다. 오히려 당시 군 인사에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씨의 육사 동기인 37기 중용설이 제기된 상황이라 "가장 비정무적인 인선"이라는 얘기가 회자될 정도였다. 박근혜정부 출범과 동시에 박지만씨의 군 인맥을 발탁하는 게 부담스러웠던 만큼 비정치적 인물을 내세운 '징검다리 인사'성격이 짙었던 셈이다. 그는 기무사령부 근무 경력도 없다. 김 장관이 지난 1일 국방위원회 국감에서 "장 전 사령관은 대리근무체제"라고 한 데는 이런 배경을 깔고 한 얘기로 보인다.
그가 비정치적 인물이라는 평가는 윗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는 꼬장꼬장한 성격이라는 군내의 인물평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1일 국방위 국감에서 장 전 사령관 인사문제를 둘러싼 문제점을 지적했던 기무사령관 출신의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은 장 전 사령관에 대해 "다른 건 모르지만 내가 아는 장 사령관은 어디 줄을 타거나 허튼 소리 하는 사람은 아니다"고 말했다. 장 전 사령관의 임명배경이나 인물평을 고려해 볼 때 김 장관의 인사 문제점 등을 거론한 청와대 직보 내용은 정치적 계산의 소산이라기보다 본인 소신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장 전 사령관은 합참 정보생산처장, 합참 군사정보부장 등을 거친 대표적 정보통이다. 2008년 소장 진급 당시 이상희 국방장관의 방침에 따라 관례적으로 가는 사단장 보직을 받지 못하고 곧바로 국군 정보사령관에 임명됐다. 정보분석 능력은 탁월했지만 정치적 감각은 그렇지 못했던 모양이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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