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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얼굴인식에서 걸음걸이 분석까지… 과학수사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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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얼굴인식에서 걸음걸이 분석까지… 과학수사의 진화

입력
2013.11.03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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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 태평양을 건너 온 미국 드라마 'CSI(Crime Scene Investigation)'의 과학수사는 시청자는 물론 경찰들의 입까지 벌어지게 만들었다. 그러나 과학수사가 기존 강력사건 해결의 원동력이었던 형사들의 끈질긴 탐문과 잠복, 날카로운 신문 등을 압도하는 것이 더 이상 드라마 속 이야기는 아니다. 국내에서도 하나씩 현실이 되고 있다.

3일 경찰청에 따르면 2017년 완성을 목표로 내년부터 폐쇄회로(CC)TV에 찍힌 범인의 얼굴 윤곽을 기존 범죄자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해 용의자를 선별하는 자동 3D(입체) 얼굴인식 시스템 구축이 시작된다.

국내에서는 2D(평면) 얼굴인식 프로그램이 이미 개발됐지만 3D는 아직 없고, 미국에서도 3D 얼굴인식 프로그램은 도입 초기 단계다. 경찰청은 3D 프로그램을 독자 개발해 기존 2D 범죄자 사진 자료를 3D로 변환할 계획이다.

족부정형외과 의료진의 도움으로 과학수사에 적용한 걸음걸이 분석은 올해 처음 시작됐다. 종전까지 의학과 접목된 과학수사는 주로 사체가 대상인 법의학이 유일했다.

걸음걸이 분석은 사람마다 미세하게 다른 보행방법을 연구해 앞모습이 CCTV 등에 찍히지 않더라도 측면이나 뒷모습만으로 용의자를 압축할 수 있는 기법이다. 처음 시도한 영국에서도 걸음마 단계이고, 미국 등은 아직 도입하지 않았다.

국내 최초의 걸음걸이 분석은 올해 5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자택 화염병 투척 사건 때 영국 전문가가 내린 감정 결과다. 경찰청은 한국인 체형에 맞는 분석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다음달 중 국내 정형외과 및 재활의학과 전공의, 전자공학 박사 등으로 전문가 그룹을 구성한다.

올해 4월 부산의 한 편의점 강도를 검거하는데 공을 세운 장문(掌紋)분석도 내년에 라이브 스캐너가 순차적으로 보급되면 2015년부터 전국 경찰서에서 활용이 가능해진다. 장문분석은 지문처럼 사람마다 다른 손금 무늬로 범인을 특정하는 수사 방법이다.

이밖에 사건 현장 핏방울의 위치 크기 모양으로 범행 순서를 재구성하는 혈흔형태 분석(2005년), 먼지 페인트 유리조각 등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범인 흔적을 찾는 미세증거 분석(2006년), 개를 사체와 증거 수색 등에 투입하는 체취증거 기법(2012년) 등 해외의 선진 과학수사 기법들이 이미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우리 과학수사는 놀라운 양적ㆍ질적 성장을 이뤘고, 앞으로 발전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고 밝혔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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