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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물러나는 이석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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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물러나는 이석채 회장

입력
2013.11.0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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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사진) KT 회장이 물러난다. 검찰의 대대적 압수수색이 시작된 지 열흘 여만이다. 전임 남중수 사장도 똑같이 검찰수사로 낙마한 터라, 낙하산임명→정권교체→사퇴압박의 악순환이 5년 만에 반복된 셈이다.

이 회장은 3일 오전 긴급 이사회를 소집, 사의를 밝힌 뒤 조속한 시일 안에 후임CEO를 선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어 이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검찰수사 등) 일련의 사태로 회사가 마비되는 것을 지켜볼 수 없어 아이를 위해 아이를 포기한 솔로몬 왕 앞의 어머니 심정으로 결정했다. 미안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 회장의 퇴진은 검찰이 고강도 수사에 착수하면서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다. 물론 검찰 수사는 참여연대가 이 회장을 사옥매각 인수합병(M&A) 등 과정에서 회사에 거액 손실을 끼친 배임혐의로 두 차례나 고발한 데 따른 것. 하지만 지난 2월 고발장이 처음 접수된 이후 8개월 넘도록 잠잠하던 검찰이 지난달 말부터 수사의 고삐를 죄자 KT내부에선 "올 것이 왔다"며 퇴진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

KT본사와 각 사옥, 이 회장의 자택 등에 대한 검찰의 첫 압수수색(10월22일) 이후 출국금지조치가 일시 해제돼 이 회장이 아프리카 출국에 나서자 유임설이 잠시 돌기도 했다. 하지만 출장 중 추가압수수색(31일)이 실시되고 검찰이 경영비리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함에 따라, 이 회장은 결국 사퇴를 결정했다. 그는 "KT를 대표하는 수장으로서 더 이상 현 상태를 지속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명박정부 시절 임명된 이 회장은 작년 3월 연임에 성공했지만 박근혜정부가 출범하자 'MB정부 인사'로 분류돼 줄곧 거취논란에 휩싸여 왔다. 여권의 한 소식통은 "이 회장을 퇴진시킬지 유임시킬지를 놓고 권력핵심부에서도 몇 차례 생각이 바뀐 것으로 안다. 때문에 이 회장에게 신호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측면도 있고 이 회장이 현 정부의 의중을 잘못 읽은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사퇴로 KT는 5년 만에 또다시 정권교체와 외부압력에 따른 CEO 중도낙마 사태를 겪게 됐다. 노무현정부 시절 KT대표로 취임한 남중수 당시 사장은 이명박정부 출범 후 퇴진압박을 받아오다, 뇌물혐의에 대한 검찰수사가 시작되고 결국 2008년12월 구속과 함께 물러났다. 당시에도 남 사장에 대한 수사는 과거정부 인사에 대한 사정차원이란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정권교체 때마다 반복되는 CEO교체 파동으로 KT의 기업가치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며 "이 악순환을 끊는 건 전적으로 후임 CEO가 어떻게 임명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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