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종도와 인접지역에서 관광·레저 목적을 앞세운 대규모 수변 개발사업이 중복 추진되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이운룡 새누리당 의원이 해양수산부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인천항만공사의 인천항 새 국제여객터미널 배후부지 개발과 해수부의 항만 재개발사업은 총 9개 분야 중 워터파크, 상업시설, 마리나시설 등 6개 분야에서 겹쳤다.
인천항만공사는 2015년부터 총 6,000억원을 투입해 새 여객터미널 배후부지에 리조트, 상업시설 등을 갖춘 친수공간을 조성할 계획이지만, 이는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에 1조1,180억원을 들여 골프장, 해양생태공원 등을 갖춘 관광레저단지를 만드는 해수부의 항만 재개발사업과 유사하다. 새 여객터미널 배후부지와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은 차로 30~40분이면 닿을 거리에 있다.
인천시는 앞서 "해수부 계획이 리포&시저스 컨소시엄이 2023년까지 2조원 가량을 투자해 영종 미단시티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 등 복합레저단지를 짓는 사업과 거의 동일하다"며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 개발 방향 전환을 정부에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에잇시티 사업이 좌초된 용유·무의도를 비롯해 영종 곳곳에선 이미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와 관광·레저단지 건설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파라다이스그룹 계열사인 파라다이스세가사미는 인천국제공항 국제업무단지에 2017년까지 1조9,000억원을 투자해 카지노와 호텔, 상업시설 등을 갖춘 '파라다이스 시티'를 건설할 예정이다.
하지만 인천도시공사도 용유·덕교동 일대 129만㎡에 환지 개발 방식으로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내용의 사업계획서를 최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제출했다. 또 대한항공이 설립한 왕산레저개발도 왕산해수욕장 인근 공유수면 매립지에 요트 계류시설, 클럽하우스 등을 짓는 왕산 마리나와 배후부지에 대한 사업 계획을 내놓았다. 임광토건도 무의도에 산림욕장과 리조트단지 등을 갖춘 힐링센터를 짓는다는 구상을 갖고 있어 중복 투자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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