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운하는 생명의 생태환경으로 거듭난 해양도시 포항의 명물이 될 것입니다."
박승호(56) 포항시장은 40년간 막혀있던 형산강과 동빈내항의 물길을 연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 2일 열린 포항운하 통수식에서 "근대화와 산업화 과정에서 잊고 있었던 우리 환경을 보듬고 가꾸는 대역사가 바로 포항운하 물길복원 사업"이라며 포항운하 건설의 의미를 강조했다.
포항운하는 형산강입구에서 포항 도심의 송도교 인근 동빈내항까지 길이 1.3㎞, 폭 15∼26m, 수심 1.74m 규모로, 사업비는 1,600억 여원이다. 포항시의 부담은 이중 150억원 정도로 시 재정부담을 최소화하면서 환경, 복지혜택은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가게 했다. 박 시장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포스코가 동참했고 국ㆍ도비까지 지원돼 포항시 부담은 10%도 되지 않는다"며 "운하 주변에 공원과 비즈니스호텔, 테마파크 등 각종 레포츠 시설이 들어서면 전국 최고의 해양환경도시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포항운하 개통은 제2의 '영일만 기적'으로 포항이 철강도시에서 해양관광도시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항운하 건설 목적은 물길이 막혀 썩어가고 있는 동빈내항을 복원해 생태계를 복원하는데 있다. 동빈내항은 원래 형산강이 포항 앞바다로 흐르다가 송도를 두고 둘로 갈라지면서 북쪽 물길에 형성된 운하형 항구다. 그런데 1974년 포스코 포항제철소 건설과 주변 도심 개발로 인해 형산강 하구를 매립하게 됐고 결국 이곳으로 들어오는 물길이 막히면서 썩기 시작했다. 박 시장은 "막힌 물길을 이으면 맑은 새 물이 동빈내항으로 흘러 들게 되고, 해양생태계도 회복하게 된다"며 "압축성장 과정에서 훼손된 환경을 복원하고 지역민들에게 새로운 휴식처를 제공함은 물론 포항을 해양관광도시로 도약시키기 위해 시작했다"고 말했다.
복원 사업은 2006년부터 시작했지만 당시 시민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하지만 박 시장과 시 공무원들은 500여회나 주민들을 만나 설득했다. 결국 운하 인근 827가구 주민 2,200여명 중 단 한 명의 강제집행 없이 이주하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이는 전국에서도 대규모 시가지 이주보상의 성공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공정률 90%까지 진행된 포항운하는 내년 1월쯤 완전 준공될 예정이다. 내년 초 포항운하가 완공되면 운하에서 형산강에 이르는 6.6㎞ 구간에 20톤급 크루즈 2척과 나룻배 18척이 뜬다. 40여 년간 항구를 더럽힌 생활폐수가 사라지고, 마침내 동빈내항은 백사장과 어울리는 미항의 옛 모습을 되찾는 것이다. "포항이 호주 시드니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이탈리아 나폴리 등 세계적 미항과 어깨를 겨룰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박 시장의 자신감이다.
포항=이정훈기자 jhlee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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