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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A 도감 파문'에 지구촌 인터넷 쪼개질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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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A 도감 파문'에 지구촌 인터넷 쪼개질 판

입력
2013.11.0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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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도청 파문으로 각국이 정보보호 정책을 강화함에 따라 지구촌을 하나로 연결하는 인터넷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일 "미국 국가안보국(NSA) 감시 파문이 불거진 이후 브라질, 독일, 인도 등이 독자 통신망 구축에 나서 인터넷이 지역 단위로 쪼개질 위험이 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은 "머지않아 다른 나라들도 자국 통신망 보호를 위해 비슷한 선택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칫 경제 발전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도청당한 브라질 정부는 최근 역내 인터넷 트래픽이 지역 전용망을 통하도록 하고 내년 하반기까지 연방 공무원이 사용하는 이메일을 자체 개발한 새로운 시스템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브라질은 또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 다국적 IT 기업들이 브라질에서 얻은 정보를 외국으로 유출하지 못하도록 브라질에 데이터센터를 설치하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인도 정부는 지난달 공무원들에게 미국 구글사의 이메일 서비스인 지메일을 사용하지 말도록 했다. 해외 주재 대사관에는 '기밀문건을 작성할 때 컴퓨터 대신 타자기를 사용하라'는 지령까지 내렸다.

독일은 영미 당국이 스파이 활동을 하지 못하게끔 유럽연합(EU)이 전용 인터넷망을 구축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미국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정보기술혁신재단(ITIF) 수석연구원인 대니얼 카스트로는 "인터넷 통신망이 국가 또는 지역 단위로 쪼개지면 다국적 기업들은 미국에 서버를 둔 클라우드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게 돼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옥스퍼드인터넷연구소의 이안 브라운 연구원은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해 새로운 국제법이 마련돼도 감시가 어려워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며 "인터넷의 지역화만이 자국민 정보를 보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페이스북, 구글, 애플, 야후, 마이크로소프트, AOL 등 6개 IT 기업은 NSA 감시 활동의 개혁을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달 31일 미 의회 상원 법사위원회 의원들에게 "인터넷 사용자들로부터 신뢰를 되찾으려면 감시 활동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며 "정부의 정보 수집 활동에 있어 개인정보 보호 강화, 적절한 감독과 책임 구조 확립 등을 포함한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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