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10만대 이상 팔린 차는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10만대 클럽’차량의 맥이 끊긴 것은 2004년 이후 9년만이다. 자동차를 고르는 소비자들의 입맛이 다양해지고, 이에 맞춰 업체들도 라인업을 다양화하면서 특정모델에 대한 ‘쏠림 현상’이 사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국민차’로 불리는 현대자동차 아반떼로 10월 현재 총 7만8,035대가 판매됐다. 이어 기아자동차 모닝(7만7,500대), 현대차 쏘나타(7만5,765대) 등 순이다. 하지만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연말까지 10만대 이상 판매되는 차량은 없을 전망이다.
‘10만대 클럽’ 자동차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한동안 사라졌다가 2005년 쏘나타가 판매량 10만대를 돌파하며 꾸준히 등장했다. 2010년에는 쏘나타, 아반떼, 모닝 등 3개 차종이 10만대 이상 팔렸고, 2011년에는 그랜저까지 합류해 무려 4개 차종이 10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아반떼와 쏘나타, 2개 모델이 10만대 클럽의 명맥을 지켰다.
10만대 판매를 넘어서는 볼륨카의 맥이 끊긴 이유는 물론 내수부진 탓이 가장 크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올해 국산 완성차 시장은 10월 현재 전년동기대비 0.5% 감소한 113만8,266대에 그치고 있다. 또 올해 국산 완성차 중에 풀체인지 모델 신차가 하나도 나오지 않고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모델 출시만 이어져 소비자들의 관심이 줄어든 것도 10만대 클럽 차량의 등장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 이유는 소비자들의 눈높이와 시선이 바뀌었다는 것. 10년 넘게 완성차 시장을 지배해온 몇몇 특정모델에 대해 피로감이 생기기 시작했고, 한편으론 수입차 등 다양한 차종출시로 선택폭이 넓어졌다는 것이다.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도 이젠 라인업을 다양화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혀주는 쪽으로 차량출시 전략을 바꾸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는 경기가 살아나고 쏘나타 신모델이 나오는 등 다시 10만대 클럽 차량이 등장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10만대 달성여부와 관계없이 특정모델 쏠림현상은 점차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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