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을 일으켰던 ‘미네르바 사건’으로 법정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던 박대성(36)씨에 대한 2009년 검찰의 구속수사 및 기소는 정당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2단독 홍성욱 판사는 박씨가 “당시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구속과 공소제기가 무리하게 이뤄졌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박씨에게 패소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박씨가 무죄판결을 받은 이유는 공익을 해할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기 어려워 범죄의 증명이 안됐기 때문”이라며 “박씨에 대한 검찰의 구속 및 공소제기 판단은 위법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혀 기소 자체는 적법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유사한 사안에서 전기통신기본법위반으로 공소제기한 전례가 없다고 해서 (박씨의 주장처럼) 공소제기가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2008년 3월부터 2009년 1월까지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드디어 외환보유고가 터지는 구나’, ‘대정부 긴급 공문 발송-1보’ 등의 제목으로 게시한 글에서 우리나라 경제 동향에 대해 분석하고 정부의 경제 정책을 비판했다. 검찰은 박씨의 글을 10만 명 이상이 열람하는 등 파장이 커지자 전기통신설비를 통한 허위 사실 유포 등의 혐의(전기통신기본법 위반)로 2009년 1월 박씨를 긴급체포해 구속수사를 벌였다. 하지만 박씨는 그 해 4월 법원으로부터 무죄선고를 받아 석방됐고, 이를 근거로 국가에 위자료 청구 소송을 냈다.
앞서 박씨는 형사재판 진행 중 전기통신법이 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고 헌법재판소는 2010년 2월 “(전기통신법 상의) ‘공익’의 의미가 불명확하고 추상적이어서 헌법상 표현의 자유와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된다”며 위헌결정을 내렸다. 당시 검찰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항소를 취하하면서 박씨의 무죄판결은 확정됐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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