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무기ㆍ미사일 위협에 대한 방어시스템인 '킬 체인'의 핵심 감시ㆍ정찰 자산으로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 블록30형) 도입이 사실상 확정됐다.
1일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글로벌호크를 도입하기로 했다"며 "미국에서 올해 안에 구매수락서(LOA)를 보내면 내년 초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글로벌호크 도입 안건을 심의ㆍ의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FMS는 정부가 해당 제조사의 무기를 구입해 정부 간 거래 형태로 판매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동맹국ㆍ우방국에게만 허용된다.
미국 노드롭 그루만사가 2000년에 개발한 글로벌호크는 15~20㎞ 상공에서 36시간 이상 비행하면서 3,000㎞ 떨어진 30㎝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현존 최고 성능의 무인정찰기다.
군은 2003년부터 도입을 추진했지만 미국의 기술 유출 우려와 고가의 가격이 걸림돌이 돼 왔다. 올해 4월 미국 정부가 의회의 승인을 받아 글로벌호크 LOA를 보내왔지만 사업비 4,854억원의 두 배에 가까운 9,000억여원을 제시했다. 방사청은 사업타당성 조사를 다시 하고 경쟁입찰도 검토했지만 대안으로 꼽히는 미국의 팬텀아이, 글로벌옵저버의 작전요구성능(ROC)이 떨어지는 것으로 결론나 사업비를 증액키로 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최종 구매가 확정되면 2017년까지 글로벌호크 1세트(4대)가 전력화돼 킬 체인의 핵심 정찰 임무를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유지비가 너무 많이 들고, 한반도 정찰을 위해서는 작전반경이 수백㎞ 수준이면 충분해 글로벌호크는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사업타당성 재조사를 하면서 "글로벌호크의 시간당 운용ㆍ유지비가 3만5,000달러(약 3,712만원) 수준으로 20년간 운영하면 추가로 6조원의 운용유지비가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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