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믿음의 사자 야구, 승리를 물어오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믿음의 사자 야구, 승리를 물어오다

입력
2013.11.01 15:29
0 0

삼성이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통합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삼성은 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시리즈(KSㆍ7전4선승제) 7차전에서 두산을 7-3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4차전까지 1승3패로 몰렸던 삼성은 5~7차전을 연거푸 따내며 한국 프로야구의 새 역사를 썼다. 앞서 1986~1989년 해태가 KS 4연패를 달성했지만 정규시즌 승률이 가장 높았던 해는 1988년뿐이었다. 삼성은 2011년부터 올해까지 정규시즌과 KS 우승 트로피를 모두 들어올리며 명실상부 역대 최강 팀으로 우뚝 섰다. 박한이는 기자단 투표에서 73표 중 40표를 얻어 KS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그 동안 30차례 열린 KS에서 3승을 뺏긴 팀이 대역전 드라마를 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은 우승 확률이 0%까지 떨어진 최악의 상황에서도 류중일 감독의 뚝심과 배짱, 선수단의 투지를 앞세워 기적 같은 뒤집기 쇼를 선보였다. '야통(야구대통령)'이라 불리는 류 감독은 통합 우승 3연패를 이끈 첫 번째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삼성은 이날 2-2로 맞선 6회말 1사 만루에서 상대 3루수 이원석의 송구 실책으로 2점을 뽑으며 승기를 잡았다. 이원석은 4번 최형우의 땅볼 타구를 잡자마자 홈으로 던졌지만 3루 주자 정병곤의 몸을 맞히면서 공이 뒤로 빠졌다. 2루 주자 박한이까지 홈인. 삼성은 계속된 1사 2ㆍ3루에서 5번 박석민의 2타점짜리 중전 적시타가 나왔고 2사 3루에서는 7번 김태완이 좌월 2루타를 터뜨렸다.

류중일의 믿음, 3년 연속 우승 공식

류중일 감독은 이번에도 '믿음의 야구'를 펼쳤다. 2011년, 2012년 2년 연속 통합 우승의 중심에 섰던 '야통'의 야구 철학은 변하지 않았다. 류 감독은 "끝까지 선수를 믿는 건 감독의 의무다. 감독이기 때문에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선수는 언젠가 벤치의 믿음에 부응한다"고 했다.

이승엽(27타수 4안타 1타점ㆍ타율 0.148)이 대표적이다. 삼성은 시리즈 내내 이승엽의 한 방이 터지지 않아 골머리를 앓았다. 박한이(24타수 7안타 6타점ㆍ타율 0.292), 채태인(29타수 10안타 4타점ㆍ0.345), 최형우(26타수 8안타 1타점ㆍ0.308), 박석민(24타수 8안타 6타점ㆍ타율 0.333) 등은 번갈아 가며 결정적인 활약을 했지만 '국민 타자'의 방망이만은 번번이 침묵했다. 한 때 시리즈 전적 1승3패까지 몰린 상황. 주위에서는 "차라리 이승엽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시켜라"고 성화였다.

하지만 류 감독은 눈 하나 꿈쩍 하지 않았다. "언젠간 쳐줄 것이다. 이승엽이 선발 라인업에 안 들어가면 누가 들어가겠는가"라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이는 선수단을 하나로 묶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끝까지 선수 편에 서는 사령탑의 모습에 대역전 드라마도 완성됐다는 분석이다. 그리고 6차전까지 침묵했던 이승엽은 거짓말처럼 KS 7차전 1-2로 뒤지던 5회말 1사 만루에서 동점 우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막강 불펜 완성한 3주 휴식+백업 선수들의 맹활약

역시 삼성의 불펜진은 막강했다. 믿었던 에이스 윤성환, 올 시즌 다승왕 배영수가 부진했지만 차우찬, 안지만, 심창민, 오승환 등이 위력적인 구위로 팀 승리에 앞장섰다. 차우찬의 KS 성적은 5경기 승패 없이 1.42의 평균자책점, 안지만 5경기 1승 2.25의 평균자책점, 오승환은 5경기에서 1패3세이브 1.23의 평균자책점이다.

3주간의 휴식이 약으로 작용했다. 삼성은 정규시즌 최종전(부산 롯데전)이 열린 지난 달 3일 이후 KS 1차전이 열린 24일까지 3주간 충분히 몸을 만들었다. 자체 청백전을 통해 실전 감각을 유지하면서도 투수들은 그 동안 무리했던 어깨를 아꼈다. 차우찬은 "휴식을 취하면 아무래도 타자 보다 투수가 유리한 것 같다. 몸도 아프지 않고 공 끝에 대한 자신감도 생긴다"며 "올 KS에서 다소 많이 등판했지만 힘든 것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결국 4차전부터 마운드 총력전을 펼친 삼성은 불펜진이 그 만큼 비축한 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여기에 유격수 김상수, 2루수 조동찬의 공백을 완전히 메운 것도 우승의 원동력이다. 둘은 삼성의 키스톤 콤비이자 공격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지만 올 KS에서는 나란히 부상으로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하지만 삼성은 2루수 김태완(7경기)이 27타수 8안타 타율 2할9푼6리에 2타점을 올렸고, 유격수 정병곤은 16타수 2안타, 타율이 1할2푼5리에 그쳤지만 실책이 단 1개였다. 최강 전력 삼성은 백업 멤버도 최강이었다.

대구=함태수기자 hts7@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