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여성의 노동참여를 확대하고, 비정규직 노동자와 정규직 노동자의 격차를 줄여야 경기 회복의 핵심인 내수를 살릴 수 있다고 우리 정부에 제언했다. 또 우리나라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달 발표와 같은 3.7%를 유지했다.
IMF 협의단은 지난달 21일부터 한국 정부 및 민간 단체 등을 만나며 진행한 2013년 연례협의를 마치고 이 같은 결과를 담은 발표문을 1일 발표했다.
협의단은 발표문에서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해 2.8%로 반등할 것이라며 경기 회복세가 가속화한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수요 및 공급 측면에서 여러가지 위험도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적절한 개혁이 없다면 단기적으로 일부 가계와 기업의 과도한 부채가 내수회복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협의단은 특히 재정정책의 우선 순위를 내수 진작, 특히 가계소득을 올릴 수 있는 데 둬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한국 경상수지가 5.5%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인데도 전체 GDP 성장률이 2.8%에 그치는 주 원인이 내수부진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따라서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사회적 지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내수 중심으로 경제를 재편하기 위한 재정 지원 확대도 필요하다고 봤다. 협의단은 고령화 관련 지출이 늘어나는 것을 감안 하더라도 2014년 이후 정부 재정지출 여력이 추가로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 같이 진단했다.
협의단은 또 가계소득을 늘리기 위해서는 노동 참여율을 높이고,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잠재성장률을 높이고 사회통합을 이루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우선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여성과 청년의 노동참여 확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보육 공공지출 확대, 시간제 일자리 창출 등의 정책수단이 여성 일자리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언급했다.
우리나라가 경쟁국에 비해 노동생산성이 낮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정규직 노동자 사이의 사회 안전망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노동인력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나 자영업자의 사회보장 수준이나 교육훈련 기회가 정규직 노동자와 격차가 심한 탓에 전반적인 노동생산성 향상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 부문은 전반적으로 건전하지만 일부 가계의 대출상환능력 부족이 향후 은행 수익성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조만간 시행될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조치가 한국에 큰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적다고 평가했다. 서비스 분야 관련해서는 부실한 중소기업을 유지시키는 조치를 단계별로 축소할 것을 주문했다.
협의단은 내년 성장률을 3.7%로 전망했다. IMF가 지난달 8일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에서 발표한 수치를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당시 IMF는 전망치를 기존 3.9%에서 3.7%로 0.2%포인트 낮춘 바 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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