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위기에 빠진 FC 서울과 수원 삼성이 외나무 다리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디펜딩 챔피언 서울은 2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라이벌 수원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을 두고 맞대결을 펼친다. 이날 경기는 단순한 1경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승점 6점짜리 경기다. 어느 한 경기 소홀함이 없던 슈퍼매치였지만 두 팀 모두에게 마지막 대결은 절실하기만 하다. 올해 3차례 경기에서 두 팀은 1승1무1패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서울은 1일 현재 14승9무9패(승점 51)로 4위를 달리고 있다. 내년 ACL에 진출하려면 최소한 4위를 지켜야 한다. 포항(2위ㆍ승점 59)이 FA컵 우승으로 ACL 출전권 1장을 가져갔기 때문에 서울과 수원은 4위 안에 들어야 내년 ACL 출전 자격을 얻는다.
서울은 최근 분위기가 좋지 않다. 지난달 9일 수원전(0-2 패) 이후 20일과 30일 열린 울산현대와의 2연전을 모두 져 3연패의 늪에 빠졌다. 5위 수원(14승8무10패ㆍ승점 50)과 불과 1점 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오는 9일 광저우 헝다(중국)와의 ACL 결승 2차전을 앞두고 있는 서울이지만 수원과의 경기에서 총력전을 펼칠 수 밖에 없다. 서울은 30일 울산과의 경기에서 주축 선수들을 아끼며 수원전에 대비했다. 최용수 FC 서울 감독은 "그 동안 경기를 오래 뛰어 지친 선수들에게 체력과 정신력을 회복하는 시간을 줬다"면서 "수원전에는 선수가 모두 나와 승리를 거둬 그 여세를 광저우까지 몰고 갈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원도 '인민 루니' 정대세(29)를 앞세워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정대세는 최근 3경기에서 3골을 몰아 넣으며 쾌조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수원은 서울이 주중 경기를 치르며 체력적으로 허덕일 때 온전히 휴식을 취했다. 여기에 부상으로 시즌의 절반 이상을 결장했던 '그라운드의 사령관' 김두현(31)의 복귀가 반갑기만 하다. 김두현은 지난 27일 울산전에서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그라운드에 나서진 않았다. 경찰청에서 제대한 '왼발의 마법사' 염기훈(30)도 서울 골문을 정조준하고 있다.
K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전에서 과연 어느 팀이 마지막에 웃을 수 있을지 많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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