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만리장성'이다.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6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을 노리는 길목에서 중국과 다시 한번 맞붙는다.
위성우(우리은행)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일 오후 8시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중국과 리턴 매치를 벌인다. 이날 승리를 거둔다면 상위 3개 팀에 주어지는 2014년 터키 세계선수권 출전 티켓을 획득한다. 만약 패할 경우 3-4위전에서 이겨야 마지막 출전권을 손에 넣을 수 있다. 한국은 2007년 인천 대회 이후 2개 대회 연속 만리장성에 막혀 준우승을 차지했다.
31일 끝난 예선 풀리그에서 일본이 5전 전승으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한국과 중국, 대만은 3승2패로 동률을 이뤘다. 그러나 공방률에서 한국(1.223)은 중국(1.390)에 뒤지고, 대만(1.090)에 앞서며 3위로 4강에 올라 2위 중국을 상대한다. 상위 3개 나라가 2014년 터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얻는다
대표팀은 지난달 27일 예선 첫 경기에서 종료 직전 터진 곽주영(신한은행)의 역전 결승골로 짜릿한 승리(72-70)를 거둔 적이 있다. 그러나 FIBA 랭킹 8위 중국은 한국보다 랭킹이 세 계단 높고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아시아 최강 팀이다. 또 한번 맞붙어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2011년 대회 당시에도 예선에서 중국을 2차 연장 혈투 끝에 제압했지만 결승에서는 패해 올림픽 직행 티켓을 놓친 아픈 기억이 있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반드시 2년 전 아픔을 씻어내야 한다.
한국은 평균 신장이 180.2㎝로 187.3㎝의 중국에 밀린다. 높이의 열세를 만회하는 방법은 조직적인 수비와 스피드를 앞세운 빠른 공수전환이다. 이를 위해서는 선수들의 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러나 5일 연속 경기를 치르느라 후유증이 상당하다. 곽주영은 발목을 다쳤고, 김단비(신한은행)는 무릎 상태가 안 좋다. 이번 대회에서 53.8%의 높은 3점슛 성공률을 자랑했던 임영희(우리은행)는 배탈 증세를 보였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준결승을 앞두고 하루를 쉰다는 것이다.
위 감독은 "중국과의 경기는 어떤 전술이나 전략보다 선수들의 체력을 잘 관리해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예선전 때는 우리가 3점슛이 2개밖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이번 재대결에서는 외곽이 좀 터져줘야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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