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 동양그룹 부회장이 동양 사태 이후 공식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부실 경영 책임에 대해 "모른다"는 답으로 일관해 빈축을 샀다.
동양그룹 창업주의 딸이자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의 부인인 이 부회장은 1일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해 "2007년 그룹 부회장으로 경영 일선에 나서긴 했지만 현 회장이나 남자들이 못 하는 디자인 부분만 책임졌다"고 해명했다.
대주주로 있는 미러스가 비엔에스네트웍스에 시멘트를 헐값에 넘긴 의혹에 대해서는 "비앤에스네트웍스가 시멘트 대리점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룹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의에는 "전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숨은 실세'로 지목된 김철 동양네트웍스 대표를 통해 그룹 구조조정작업을 좌지우지했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이 부회장은 "김 대표를 추천하기는 했지만 일반적인 경영은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선조직이 가동됐다는 말이 있다"는 지적에도 "그런 적 없다"고 일축했다.
이 부회장이 이처럼 '모르쇠'로 일관하자 김기식 의원은 "그룹의 부회장으로 5년이나 있으면서 무조건 모른다는 말만 되풀이 하느냐"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법정관리 신청 후 현금과 함께 대여금고에서 결혼 패물 등을 인출한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박대동 의원이 "찾아간 결혼패물이라도 피해자 구제를 위해 내놓을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이 부회장은 "남편인 회장님 뜻대로 따를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김영환 민주당 의원이 "(동양사태에 책임을 지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냐"고 묻자 이 부회장은 "네"라고 짧게 대답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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