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가 1일 유례를 찾기 힘든 총장 공석사태를 맞는다. 대구대 학교법인 영광학원 이사회는 종전이사 측의 불참과 연기 요청으로 이날 오후 겨우 늑장 이사회를 열게 됐으나 총장 임명 건 등을 처리하지 않을 경우 임시이사 파견을 자초할 위기를 맞고 있다.
영광학원 이사회는 당초 지난달 11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종전재단 측 이사 3명이 불참, 정족수 4명을 채우지 못해 무산됐다. 법인사무국은 새 임기가 시작되기 전에 총장 임명안을 처리하기 위해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개최키로 했으나 종전이사들의 연기 요청으로 1일 오후2시 대구 대명동캠퍼스 법인사무실에서 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12일 1차투표에서 유효투표의 56.8%를 얻은 홍덕률 총장이 1일부터 4년 재임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이사회 불발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부총장이 총장 직무대리를 맡는 사태를 맞게 됐다.
이날 이사회가 처리할 안건은 홍덕률 제11대 총장 임명과 개방이사ㆍ감사선임, 대구사이버대총장 임명, 대구보명학교와 대구광명학교 2개 특수학교 교장 임용이다.
대구사이버대는 3월부터 교무처장이 총장직무대리를 맡고 있고, 대구보명학교와 대구광명학교는 9월부터 교감이 교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다. 대구대를 포함하면 영광학원 산하 10개 교육기관 중 4개가 종전이사 측의 문제제기 등으로 기관장을 임명하지 못하는 파행이 계속되고 있어 이사회의 정상운영이 절실한 상황이다.
교육부는 지난달 23일 영광학원 이사장에게 '이사회 운영 정상화 촉구 및 시정요구' 공문을 보내 '향후에도 이사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시정이 되지 않을 경우는 사립학교법 위반 및 명령 미이행, 임원간 분쟁 등을 사유로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영광학원 이사회의 비정상 운영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시정을 요구했다"며 "이번 이사회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을 경우 임시이사 파견 등을 포함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대 본부와 교수회,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총대의원회, 민주동문회, 대구사이버대 교수회, 보명학교 및 광명학교 학부모회로 구성된 '학교법인 영광학원 정상화를 위한 범대책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영광학원 산하 학교, 기관의 장을 임명하지 못하는 이사회는 존재 이유가 없다'며 '교육부 지시 무시하는 이사회 해산'을 촉구했다.
영광학원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황수관 이사 작고 후 개방이사 선임 불발, 편호범 임시이사의 직무정지 등 이유로 2명이 자리를 비우면서 정원 7명 중 종전재단 측인 함귀용 양승두 박영선 이사, 학교 구성원 측인 이상희 이사장, 이근용 이사가 3대 2로 나뉘어져 있다.
1일 이사회 안건은 대부분 종전이사 측의 반대와 문제제기로 통과되지 못한 것이어서 이날 종전이사 측이 교육부가 주문한 이사회 정상운영에 얼마나 호응할 지 주목된다.
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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