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비 횡령' 김진규 전 건국대 총장 징역 4년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부장 성지호)는 업무상 횡령과 사기 혐의로 기소된 김진규 전 건국대 총장에게 31일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김 전 총장은 400억원 규모의 공학관 건설 수주를 약속하며 평소 알고 지내던 K건설사 대표 박모(50)씨로부터 2011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수 차례에 걸쳐 16억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로 지난 6월 구속기소됐다. 또한 지난해 9월 건국대 노동조합은 교비 등을 횡령한 혐의로 김 전 총장을 검찰에 고발했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대학 총장으로서의 신뢰를 저버리고 경제적 이익만을 좇아 주식투자를 하거나 카지노 도박에 몰두하는 등 장기간 무절제한 생활을 해왔다"며 "이후 거액의 채무를 갚으려고 교비와 법인의 사업비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한편 직위를 악용해 공사를 빌미로 적지 않은 돈을 편취해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특별한 전과가 없고 오랜 기간 전문분야에서 활동하며 일구어온 성과 또한 존중되어야 한다는 측면을 반영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2010년 9월 취임한 김 전 총장은 업무추진비의 불분명한 사용과 규정을 벗어난 수의계약 등으로 도덕성 시비에 휘말려 1년8개월 만에 총장직에서 물러났었다.

손효숙기자 sh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