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파견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서비스의 하청노동자가 생활고 등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31일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에 따르면 삼성전자서비스 천안센터의 하청업체 AS기사 최모(32)씨가 이날 오후 충남 천안시의 한 도로에 세워둔 자신의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차 안에는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있었고, 최씨는 이날 오후 5시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씨는 전날 오후 10시20분쯤 회사 동료들과의 스마트폰 단체 채팅방(카카오톡)에 "그 동안 삼성서비스 다니며 너무 힘들었어요. 배고파 못 살았고, 다들 너무 힘들어서 옆에서 보는 것도 힘들었어요. 그래서 전 전태일님처럼 그러진 못 해도 전 선택했어요. 부디 도움이 되길 바라겠습니다"라며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올렸다.
최씨는 동료들에게 "지금 이 문자 캡쳐해 주세요"라고 당부했고, 이날 밤 친형을 찾아가 "요양병원에 계신 어머님을 잘 모셔달라"는 말도 남겼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11개월 된 딸이 있다.
최씨는 최근 생활고와 사측의 노조 탄압으로 힘겨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회에 따르면 하청업체 AS기사들은 AS처리 건수에 따라 보수를 받아왔는데 지난 7월 하청노동자 노조가 만들어진 이후 조합원들에 대한 AS 할당이 줄었다. 지회 관계자는 "각종 비용을 공제하고 월 80만원 정도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회는 하청업체 사장이 지난 8월 AS 고객으로부터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는 이유로 최씨에게 욕설을 한 녹취록도 공개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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