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인도는 올해로 수교 50년이 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인 1973년 물꼬를 텄다. 이쯤 되면 정부끼리는 물론이고 민간 교류 역시 활발해야 하는 게 맞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 흔한 민간 교류 단체 한 곳 없다.
7월 창립된 ‘한국-인도 협회’는 양국간 교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첫 민간 단체다. 상임 대표로 실질적으로 협회를 이끌고 있는 이는 송재성(66) 전 보건복지부 차관이다. 그는 31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두 나라 정부와 국민이 보다 가까워질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해 탄생한 단체가 ‘한국-인도 협회’”라고 소개했다.
각 분야 전문가 200여명이 회원이다. 국내 최대 의약품 도매 유통기업인 지오영의 이희구 대표가 회장을 맡았고, 김광동 전 브라질 대사와 노연홍 전 청와대 복지노동수석, 신현택 전 여성부 차관 등이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창영 전 연세대 총장과 7선의 이인제 국회의원 등은 고문으로 위촉돼 협회 운영을 측면 지원하고 있다.
송 대표가 가장 역점을 두는 건 국내기업의 인도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진출을 돕는 것이다. 그는 “인도 정부는 내년부터 5년간 SOC에 총 1조 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라며 “우리 기업들이 참여하는 방안을 인도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9월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들과 함께 인도를 방문해 갠지스강 개발 사업에 우리가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인도 정부의 수자원 장관을 만나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냈다고 한다. 송 대표는 “인도 정부는 한국이 선진국 수준의 물 관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확신한다”며 “우리 기업의 인도 SOC 사업 참여 가능성은 매우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남다른 인연을 가진 두 나라의 문화 교류도 빼놓을 수 없다. 가야국의 시조 김수로왕이 인도 아유타 국의 공주 허황옥을 왕비로 맞은 기록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두 나라가 외세로부터 해방된 날짜는 8월15일로 같다. 협회는 이를 기념해 해마다 번갈아 다양한 문화 행사를 열 예정이다. 협회의 인도 측 파트너는 2011년 결성된 ‘인도-한국 친선협회’로, 두 협회는 지난달 교류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인도는 정보기술(IT) 강국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송 대표는 이 분야의 인적 교류와 유학생 교류에도 힘을 보탤 작정이다. 12월엔 인도를 다시 찾아 우리가 절대 우위에 있는 보건의료 분야 교류도 본격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다.
“인도는 2003년 이후 매년 연평균 8%대 성장을 하고 있어요. 이 추세라면 향후 10년 안에 미국 중국과 함께 세계 경제를 이끌어 가는 데 손색이 없을 겁니다. 교류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고, 특히 마음을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민간 교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김진각
선임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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