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노루 등 동물들이 갑자기 도로로 뛰어들어 차량에 치여 죽는 로드킬(road kill)이 급증하고 있다.
31일 제주시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말 현재까지 관내 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노루 등 야생동물은 113마리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72마리에 비해 64%가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로드킬이 잦은 것은 한라산 노루는 야행성 동물인데다 주로 콩·배추 등 농작물 먹이를 찾아 저지대까지 내려오거나 도로변 풀을 뜯어 먹다 사고를 당하는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또 최근 수년간 노루의 개체수가 급증한 것도 한 몫하고 있다.
노루 로드킬은 주로 5ㆍ16도로(제주국제대학교, 양지공원 도로변 등)나 관음사 방면 산록도로 등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도로에 뛰어들었다가 차에 치여 죽은 노루는 쓰레기매립장에 묻고, 부상당한 노루는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와 연계해 치료 조치 등 구조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올해 부상한 노루 74마를 구조해 치료했다.
시는 노루가 경적소리에 놀라 자동차 불빛을 향해 뛰어들거나, 차량 불빛을 발견하면 피하지 않고 그대로 멈춰 서는 습성을 감안, 야간 운행 때 노루를 발견하면 경적을 누르지 말고 하향 등을 켜고 천천히 안전 운행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도는 노루를 3년간 한시적으로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해 총기류, 올무 등으로 포획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제주특별자치도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 조례'를 제정, 지난 7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노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농작물에 큰 피해를 줘 개체수 조절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다.
정재환기자 jungj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