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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홍보 만화였어? 그런데 재미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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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홍보 만화였어? 그런데 재미있네!

입력
2013.10.30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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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케미칼 정광교 인재개발팀장은 30일 끝난 신입사원전형을 두고 '연봉신 전형'이라고 했다. 그는 "자기소개서부터 연봉신 얘기를 꺼내는 지원자가 많았고 어떤 응시생은 면접 때 제2의 연봉신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며 "우리가 만드는 초고압선용 복합수지인 '와이어앤케이블'도 상당히 공부를 해 온 지원자가 많아 면접관들이 깜짝 놀랐다"고 덧붙였다.

은 한화케미칼이 웹툰작가 '미티'와 손잡고 7월부터 네이버에 매주 수요일에 연재 중인 웹툰이다. 우연히 대기업에 입사한 주인공 연봉신이 우여곡절을 거치며 괴짜 이나노 팀장과 최고의 직장인으로 거듭난다는 코믹한 내용이다.

B2B(기업간거래) 기업인 화학회사가 국내 기업 중 처음 기업툰을 장기 연재(22회)한다고 해서 화제를 모았는데, "기업툰인데도 재미있다"는 입 소문이 나면서 일반 웹툰 이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당초 목표였던 회당 조회수 100만을 넘어 평균 140만을 찍고 있고, 순위도 수요일 연재되는 26개 웹툰 중 10위권 안팎"이라고 말했다.

연봉신 연재는 이 회사 방한홍 대표의 '역발상'에서 비롯했다. 방 대표는 임원 회의 등 기회 때마다 B2B회사라고 해도 회사 인지도가 너무 낮아서는 안 된다며 특히 미래 세대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다가서야 하며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웹툰을 통해 한화그룹의 제조업 주력회사라는 점을 알리고 기업 내 문화를 숨김없이 드러냄으로써 결국 인재들을 모으는데도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TV광고 등에 비해 비용은 덜 들면서도 청년층은 물론 중년층도 부담 없이 접할 수 있어 홍보 효과를 크게 얻고 있다"며 "직원들도 거래처나 주변에서 연봉신 회사 다니느냐며 관심을 한 몸에 받는다고 즐거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화케미칼 말고도 기업툰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2008년 기업툰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측은 "자기회사를 다루는 기업툰 연재를 의뢰하는 경우가 50% 이상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한화케미칼 같은 B2B 회사는 물론 전자, 이동통신, 자동차, 의류, 식음료, 화장품, 보험회사 등 분야도 다양하다.

기업툰의 내용도 달라지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과거에는 특정 상품이나 회사를 선전하는 내용이 대세다 보니 콘텐츠 완성도나 재미 등은 일반 웹툰 보다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최근에는 홍보 대상은 가급적 드러내지 않고 재미, 감동 등 작품 완성도를 높이면서 메시지를 은근히 전달하려는 시도들이 많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웹툰 를 통해 소액결제 이용 한도와 잔액을 조회하고 필요할 경우 이용 한도를 하향 조정이 가능한 서비스를 개시했다는 에피소드를 올려 큰 호응을 얻었다.

이 회사 송상선 고객중심경영팀장은 "소액결제 한도를 낮추는 서비스는 매출 측면에서 볼 때는 많이 알려질수록 손해 보는 측면이 크기 때문에 회사 내부에서도 굳이 웹툰 소재로 다룰 필요가 있느냐는 반대도 많았다"면서 "그러나 고객 입장에서 통신 생활에 필요한 것을 전달하자는 게 달고나의 취지였던 만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월 작가 '민요'와 손을 잡고 시작한 달고나는 '달콤한 고객사랑 나눔이'의 줄임말로 달샘과 고나라는 남녀 주인공이 ▦휴대폰 사고 1달 이내에 꼭 확인해야 하는 것들 ▦휴대폰 분실 때 대처하는 방식 등을 쉽고 재미있게 다루고 있다. 송 팀장은"영화 를 모티브로 데이터를 다 썼을 때 데이터 용량을 늘리는 방법 에피소드는 조회수가 12만을 넘었을 만큼 인기가 많다"고 덧붙였다.

연봉신 작가 '미티'는 "한화케미칼 측에서 회사를 너무 드러내려 고민하지 말고 재미있게만 만들어달라 해서 처음엔 놀랐다"며 "팬들이나 주변에서 다른 기업툰은 회사나 제품을 너무 대놓고 홍보하는 것 같아 부담스러웠던 반면 연봉신은 웹툰을 즐기면서 종종 등장하는 회사 로고나 생산 제품 등에 더 호기심이 간다는 반응이 많다"고 전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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