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이 다르긴 하다."
30일 새누리당 최고ㆍ중진 연석회의가 끝난 뒤 한 당직자가 내놓은 평가다. 상대가 있는 정치게임의 의미를 알고, 예민한 문제도 자연스럽게 다루더라는 것이다.
5선 중진인 김무성 의원은 이날 정홍원 국무총리를 비롯한 내각에 직격탄을 날리면서 분발을 촉구했다. 그는 "정부가 얘기한 경제 관련법을 국회에서 빨리 처리해야 하지만 정부의 실천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계획은 이제 그만하고 시장에 먹힐 실천을 빨리 해달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담화 발표와 회의 발언에만 그치지 말고 정치권을 찾아와 호소하고 설득해 일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매일이라도 야당을 찾아가고 국민을 향해 (경제회복의 시급성을) 웅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댓글 사건'에서 벗어나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자는 여권의 국면 전환 노력에 힘을 싣는 발언이지만, 행정부 견제라는 국회 역할에 부합하면서도 "야당이 발목을 잡는다"는 식의 자극적인 내용은 없었다.
7선의 정몽준 의원과 6선의 이인제 의원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에 대한 비판 여론을 청와대와 당 지도부에게 정면으로 환기시켰다. 정 의원은 KT와 포스코에 대한 검찰 수사와 세무조사를 거론한 뒤 "만에 하나라도 정권이 바뀌었으니 자기 사람을 심겠다는 의도가 있다면 국민을 실망케 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들을 향해서도 "존경받는 기업이 될 수 있게 이사회 운영방식을 포함한 지배구조 개혁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의원은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한 야당 주장을 "매우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하면서도 "다음 대선 때도 우리 정보기관의 심리전단이 작년 대선 당시처럼 운영되면 똑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개선을 요구했다.
한 수도권 재선의원은 "지금 같은 강 대 강의 대치국면에 중진들의 정치력이 발휘될 길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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