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희토류 수출제한 조치에 제동이 걸렸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간 분쟁을 조정하는 소위원회(패널)가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정책이 부당하다고 결정했다"고 30일 보도했다. 중국은 "국내 환경 보호를 위해 희토류 수출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WTO는 수출 제한으로 오히려 중국 내 희토류 산업이 확대된 점을 들어 중국의 해명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란탄, 세륨, 디스프로슘 등 17가지 물질을 일컫는 희토류는 화학적으로 안정적이면서도 열을 잘 전달하는 성질이 있어 반도체, 고강도 합금, 초전도체 등 첨단산업과 휴대전화, 노트북, 카메라 등 가전제품 생산에 꼭 필요한 전략자원이다.
중국의 희토류를 둘러싼 갈등은 주로 중국으로부터 희토류를 수입해 오던 미국 일본 유럽연합(EU)이 지난해 3월 WTO에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3국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로 가격이 대폭 상승했다"며 제소했다.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약 90%를 차지하는 중국은 채굴ㆍ분리ㆍ정련ㆍ합금화 등 희토류 생산과정에서 공해물질이 많이 배출돼 환경보호를 이유로 2006년 약 6만 톤이던 수출물량을 2011년 약 2만 톤으로 줄였다. 그 사이 희토류 가격은 1㎏당 6~7달러(2005년)에서 27~28달러(2010년)로 뛰었다.
특히, 중국은 2010년 9월 일본과 영토분쟁지역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불법 조업하던 자국 선원들이 일본에 체포되자, 강력반발하며 희토류 수출을 금지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물량 중 절반 이상을 수입하는 일본은 어쩔 수 없이 중국 선원들을 석방해 희토류가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번 결정은 희토류 함께 소송대상에 포함된 텅스텐과 몰리브덴에도 적용된다. 중국은 WTO결정에 불복, 상소할 방침이다. 중국 상무부 정책분석가인 메이신위 연구원은 "중국은 전략자원이나 희토류처럼 생산과정에서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에너지 소모가 큰 자원의 수출을 제한할 권리를 가진다"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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