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다음달 중순쯤 국회를 찾아 시정연설을 할 것으로 30일 전해졌다. 대통령의 정기국회 시정연설은 내년도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을 설명하는 자리지만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등 여야가 팽팽히 맞선 정국 현안에 대한 언급이 있을지 주목된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이 올해 정기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할 예정"이라며 "다만 그 일정에 대해서는 여야가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여야는 다음달 11일 박 대통령으로부터 시정연설을 듣기로 정기국회 의사일정을 합의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다음달 초 서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날이 9일이어서 청와대는 시정연설 준비에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국회에 연기를 제안했다. 여야는 새로운 일정을 잡기 위해 협의를 진행해 어느 정도 합의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의 순방 일정을 고려하면 시정 연설 시기는 다음달 중순쯤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래 새해 예산안을 설명하는 차원에서 이뤄지는 정기국회 시정연설은 통상 국무총리가 연설문을 대독해왔다. 박 대통령이 직접 시정 연설에 나서기로 함에 따라 국정원 사건 등으로 꼬일 대로 꼬여 있는 현 정국을 풀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지 관심이 쏠린다.
역대 대통령이 직접 정기국회 시정연설을 한 것은 1988년 노태우 전 대통령과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등 3차례에 불과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기간 '여의도 정치'와 소통을 이어가겠다며 매년 정기국회 시정연설에 참석하겠다고 약속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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