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지금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경로를 만드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우 대표는 29일(현지시간) 국무부에서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만난 뒤 이같이 말하면서 "6자회담 재개에 자신이 있다"고 낙관했다. 우 대표는 "미국과 중국은 6자회담 재개와 한반도 비핵화 목표에 대해 솔직하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양국은 공통분모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말이 이른 시일 안에 6자회담이 재개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자 미국은 우 대표의 발언을 즉각 부인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우 대표의 발언 내용이 알려진 직후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과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가 기본적으로 중요하다는데 동의했다"며 이번 대화가 생산적이었다는 것에 공감했다. 사키 대변인은 그러나 우 대표의 발언과 관련한 질문에는 "미국은 입장이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은 북한에 넘어가 있다"면서 "분명한 것은 북한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고 그래서 미국의 입장도 변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키 대변인은 특히 "북한은 2005년 6자회담에서 마련한 9ㆍ19공동성명 등 핵무기 및 핵 프로그램 포기를 여러 차례 약속했다"며 "우리는 북한에 약속 이행을 계속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사키 대변인은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6자회담의 다른 당사국들과 회담 재개 문제를 논의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말해 우 대표의 방미도 이런 차원에서 이뤄진 것임을 시사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 워싱턴의 미국평화연구소(USIP)에서 열린 행사에서 "우리는 북한에 국제 의무를 지키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북한이 어떻게 반응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과의 비핵화 대화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언급하면서도 미국이 당장 대화에 나서지는 않을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케리 장관은 "주민의 삶을 돌보지 않고, 부족한 자원을 미사일에 투입하는 불량국가를 어떻게 용서할 수 있겠느냐"고도 말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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