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30일 국정감사 일환으로 북한의 개성공단을 시찰했다.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국회 차원에서 개성공단을 찾은 것은 처음이며, 국회가 국감 기간 중 공단을 방문한 것도 최초다.
안홍준 위원장을 비롯한 외통위 소속 여야 의원 21명과 실무자, 취재진 등 47명은 이날 오전9시30분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한 뒤 종합지원센터에서 공단 개요와 재가동 이후 현황 브리핑을 청취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홍양호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위원장과 이주태 공단 공동위 남측 사무처장이 북측 통행검사소(CIQ)에서 의원단 일행을 영접했으나, 당초 예상과 달리 북측 인사들은 마중 나오지 않았다.
여야 의원들은 이어 재영솔루텍, 삼덕스타필드, SK어패럴, 신원 등 우리 입주업체 4곳을 방문해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생산시설을 둘러봤다. 김학권 재영솔루텍 회장은 "공단 가동 중단 전 80% 수준이었던 가동률이 바이어 이탈 등으로 30%대로 떨어졌다"며 "남북 모두 개성공단에 대해 대외적으로 확실한 신뢰감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는 이어진 오찬 자리에서 공단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남북의 공동 노력을 주문했다. 새누리당 소속인 안 위원장은 "담소자약(談笑自若ㆍ위급하고 어려운 일에도 여유로운 태도)이란 말이 떠올랐다"며 "공단의 장기적 안정과 발전을 위해 정부는 물론, 북한도 적극 협력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우상호 의원도 "5ㆍ24조치를 해제해 개성공단에 조금만 더 길을 열어주면 국제화 단계에서 크게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은 오후 일정으로 공단 내 소방서와 변전소, 의료 시설 등을 두루 점검한 뒤 오후 4시10분께 남측으로 귀환했다.
국회가 처음으로 국감 기간에 공단을 방문했다는 의미에도 불구하고 이날 방문은 현장 시찰에 머무른데다 북측 고위급 인사와의 접촉도 없어 공단 발전과 관련한 획기적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다만 지난달 이산가족 상봉 행사 무산 이후 남북관계에 냉기류가 흐르는 상황에서 의원들의 방문 자체에 의미를 부여할 수는 있다. 안 위원장은 "현장을 직접 보고 입주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듣게 돼 보다 실질적이고 유용한 논의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또 개성공단 '발전적 정상화'의 핵심인 3통(통행ㆍ통신ㆍ통관) 및 국제화 논의가 이번 방문을 계기로 진전될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 관계자는 "전자출입체계나 경협보험 정비 등 제도개선과 관련해 의원들이 공감한 부분이 많다"며 "정부와 조율이 필요한 입법ㆍ정책적 지원 측면에서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통위는 이날 시찰 결과를 토대로 내달 1일 통일부에 대한 두 번째 국감에서 개성공단 활성화 방안을 집중 논의할 계획이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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