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최전방 해역에서 조업을 해온 어민들은 우리 영해를 지키는 또 다른 안보 파수꾼이죠."
해군 1함대 사령부는 지난 27일 동해상에서 기관 고장으로 표류 중이던 북한어선을 발견, 우리 군에 최초 신고한 홍게 잡이 어선 '7한진호' 김광주(58) 선장과 속초해경 관계자들에게 30일 감사장을 전달했다. 해군은 "투철한 신고정신으로 통합방위태세 확립에 기여하고 소중한 인명을 구해낸 김 선장과 선원들, 해경에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김 선장이 북한 조난어선을 발견한 때는 지난 26일 오전 9시40분쯤. 강원 고성군 거진 동방 60마일, NLL(북방한계선) 남방 70마일 해역이었다.
40년간 이 해역에서 고기잡이를 해 온 그는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고 판단했다. 우리 어선으로 보기에는 너무 작았고, 당시 파고가 2미터 정도로 비교적 높아 레이더에는 잡힐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선장은 북한의 잠수함이나 반잠수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금 더 접근했다. 그는 "1마일 남짓(1.8km)한 거리가 되자 작은 목선에 탄 선원 4명이 손을 흔드는 것이 보였다"며 "매년 수 차례씩 해군1함대와 해경에서 실시하는 안보교육을 받으면서 익혀둔 전형적인 북한어선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선장은 즉시 무전통신(어선공통망)으로 속초어업정보통신국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해군과 해경 경비함정은 해당해역으로 이동해 북한 조난어선을 구조, 27일 오전 귀순의사가 없음을 확인하고 배와 어민을 북한으로 인계했다. 만약 김 선장이 없었다면 북한어선은 높은 파도 휩쓸려 화를 당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특히 7한진호의 빠른 조치가 없었다면 주말 오전 동해안이 큰 혼란에 빠질 수도 있었다.
김 선장은 "우리 바다를 지키는데 민관군이 따로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고 귀중한 생명까지 구해 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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