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믿을 만한 투수가 나간다. 두산과 삼성이 나란히 외국인 투수를 한국시리즈(KSㆍ7전4선승제) 6차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KS 우승에 1승만을 남겨놓은 김진욱 두산 감독과 시리즈를 대구까지 끌고 간 류중일 삼성 감독은 31일 대구에서 열리는 KS 6차전에 더스틴 니퍼트(32ㆍ두산)와 릭 밴덴헐크(28ㆍ삼성)를 선발로 내세웠다. 둘은 이미 지난 25일 KS 2차전에서 선발 맞대결을 펼쳤고 이번은 리턴 매치다.
2011년부터 국내 무대에서 뛴 니퍼트는 '삼성 킬러'다. 올해 개막전을 포함한 삼성전 3경기에서 모두 승리 투수가 됐다. 19이닝을 던지면서 실점은 고작 5점(4자책), 평균자책점이 1.89에 불과하다. 올해뿐만이 아니다. 니퍼트는 지난 3년 간 삼성을 상대로 12경기에 등판해 8승1패, 평균자책점 2.09를 기록했다. 2011년 1승, 2012년 4승1패다.
니퍼트는 KS 2차전서도 삼성 타자를 압도했다. 6이닝 동안 안타와 볼넷을 각각 3개씩 허용했을 뿐 무실점 피칭으로 자기 몫을 충분히 했다. 상대 4번 최형우에게 허용한 2개의 안타도 모두 빗맞은 타구였다. 5일 동안 푹 쉬고 마운드에 오르는 니퍼트는 "내 손으로 시리즈를 끝내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니퍼트 뒤에는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데릭 핸킨스가 버티고 있다. 7월 대체 용병으로 한국땅을 밟은 핸킨스는 정규시즌에서 12경기 3승3패, 6.23의 평균자책점으로 부진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5경기 1승1세이브1홀드에 평균자책점이 0이다. 두산은 니퍼트가 최소 6이닝을 챔임지고 핸킨스, 오현택, 윤명준이 등판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이상적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왼손 유희관도 구원 투수로 등판할 수 있다. 7차전까지 간다면 3승을 선점한 두산은 이로울 것이 전혀 없다.
삼성 선발 밴덴헐크는 휴식일이 단 하루다. KS 2차전에서 선발로 나가 5.2이닝 4안타 무실점을 기록한 그는 5차전에서 7회부터 구원 등판해 2이닝(1안타 무실점)을 책임졌다. 이날 등판은 본인이 "하루 쉬고도 충분히 던질 수 있다"는 뜻을 밝히면서 6차전 선발 등판이 확정됐다.
밴덴헐크는 올 정규시즌에서 7승9패, 3.95의 평균자책점으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들어 시속 150㎞ 중반대로 형성되는 직구가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경기 초반 유리한 볼카운트를 끌고 가지 못할 경우 볼넷을 남발하는 문제점이 있지만, 체력적인 문제를 호소하고 있는 두산 타자들을 충분히 윽박지를 수 있다는 내부 평가다.
다만 삼성은 밴덴헐크에게 많은 이닝을 맡길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휴식 시간이 충분치 않았고, 선발 뒤에 곧바로 롱릴리프를 붙여 마운드를 운용하는 건 류 감독이 평소 즐겨 쓰는 1+1 전략이다. 이와 함께 류 감독은 5차전과 마찬가지로 배영수, 안지만, 오승환 등 6차전도 모든 투수를 동원하는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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