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와 함께 양대 미래 친환경자동차로 꼽히는 수소자동차에서 주도권 경쟁이 가열될 조짐이다.
올해 들어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 앞다퉈 '짝짓기'형태로 수소차 개발계획을 내놓은 데 이어, 일본 도요타는 2년 내 수소차 신차 판매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자개발을 통해 수소차 시장을 선점했던 현대ㆍ기아차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도요타는 내달 23일 개막하는 도쿄모터쇼에서 수소연료전지차를 첫 선보일 예정이다.
도요타의 수소차는 SUV가 아닌 세단형으로, 1회 연료 주입으로 최대 650㎞를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수소 탱크를 4개에서 2개로 줄이고 수소에서 전기를 만들어 내는 핵심 부품을 소형화해 가격을 낮추는 등 실용성과 함께 상용화 가능성을 한층 끌어올렸다"며 "모터쇼 공개는 2015년에 반드시 출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도요타는 '프리우스'를 통해 세계 하이브리드 자동차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하지만 100% 전기로 움직이는 순수 전기차 분야에선 뒤쳐져 있는데, 이번 수소차 개발을 통해 친환경차의 최강자리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수소차는 수소를 탱크에 주입하면 대기 중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통해 모터를 돌리는 방식이다. 유해물질이 전혀 배출되지 않는다. 특히 1회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현행 가솔린ㆍ디젤자동차와 별로 다를 바 없어 승용차뿐 아니라 장거리를 달리는 버스와 트럭에도 적용할 수 있다. 충전 시간도 3분 이내로 짧다.
미래 친환경자동차의 또 한 축인 전기차는 1시간 가량 걸리는 급속충전으로도 주행거리는 100~200㎞로 제한돼 주로 근거리용, 소형차로 적용 범위가 제한적이다.
물론 수소차도 비싼 차 값과 부족한 충전 인프라가 문제로 지적된다. 도요타 관계자는 "이번 수소차 출시 가격은 1,000만엔(약 1억1,000만원)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5년 뒤에는 300만~500만엔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들어 수소차 개발움직임은 한층 빨라지는 양상이다. 지난 1월 도요타와 BMW, 닛산ㆍ포드ㆍ벤츠가 각각 공동개발 계획을 밝힌 데 이어 7월엔 혼다와 GM이 손을 잡았다. 일본 완성차 3사가 각각 미국 및 독일회사들과 제휴한 것인데 이중 ▦도요타와 BMW는 업계 최강의 조합이란 점에서 ▦GM과 혼다는 연료전지분야 특허보유건수가 각각 614건과 590건으로 이 분야 세계 1,2위 기업이란 점에서 각별히 눈길을 끈다. GM과 혼다는 소량, 경량, 저비용의 연료전지 시스템과 수소저장 시스템을 개발해 2020년에 5,000만원 수준의 수소차를 출시한다는 계획까지 밝히고 있다.
이들 3개 진영과 달리 현대기아차는 독자노선을 진행하고 있다. 오히려 투싼ix 수소차 양산체제를 올 초 구축함으로써, 수소차의 상용화 단계에선 글로벌 완성차 가운데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 합종연횡을 통해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고, 특히 도요타가 '제2의 프리우스'신화를 외치며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섬에 따라 주도권 싸움은 점점 더 험난해질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한원식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원은 "앞으로 수소차 경쟁 구도는 결국 현대차를 포함한 4파전 양상으로 전개될 수 밖에 없다"면서 "친환경차량 가운데 우리나라가 비교적 먼저 주도권을 잡은 분야가 수소차인 만큼 정부와 업계의 공동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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