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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통 큰 투자 큰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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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통 큰 투자 큰 열매'

입력
2013.10.2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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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사상 최고 실적을 냈다. 2분기에 이어 '연타석 홈런'이다. 10년 이상 계속된 채권단 관리 아래에서 늘 생사 기로를 오갔던 하이닉스는 새 주인을 찾은 지 1년6개월 만에 대반전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29일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에 매출액 4조840억원, 영업이익 1조1,64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2분기 연속 사상 최대 매출ㆍ이익 행진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68.5% 증가했고, 영업손익은 흑자 전환을 넘어 조 단위 수익을 이뤄냈다.

하이닉스 호황의 일차적 힘은 시장상황 호전. 3분기 D램 평균 판매가격은 지난 2분기보다 5% 상승했다. PC용 D램과 서버용 D램 가격이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모바일 D램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 이유는 'SK효과'라는 게 일반적 평가다. 작년 2월 SK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10년 넘게 중단됐던 투자가 마침내 공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생산성이 높아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특히 3분기 영업 이익률 28.6%는 글로벌 경쟁 회사들과 비교해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닉스는 SK그룹이 인수할 무렵까지만 해도 3분기 연속 적자에, 누적손실만 6,600억 원이 넘었다. 회사 관계자는 "위기 상황에서는 기술 혁신이나 과감한 설비 투자를 통해 돌파구를 찾곤 하는데 실탄이 충분치 않은데다 위기가 언제 끝날 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섣불리 나설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바로 그 시점에 SK가 하이닉스를 인수했고, 최태원 회장의 지시에 따라 작년 한 해에만 무려 3조8,500억 원을 투자했다.

투자의 초점은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한 미세공정 전환이었다. D램의 경우 2011년 말 40나노급, 30나노급을 합친 비중이 80% 이상이었지만 올 3분기에는 최신 공정인 20나노급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낸드플래시 역시 2011년 말 약 80%였던 20나노급 비중을 올 3분기 9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공정이 미세화 될수록 같은 크기의 웨이퍼에서 뽑아낼 수 있는 반도체 칩의 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원가 부분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아울러 미세공정 전환에 맞춰 최대한 빨리 원하는 수율(하자 없는 제품생산비율)을 얻기 위해 연구개발도 병행했다. 지난해 6월에는 충북 청주에 월 4만장의 D램과 낸드플래시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열었다. 이어 낸드플래시 핵심 기술인 컨트롤러 분야의 기술력을 지닌 미국 LAMD를 인수하고, 이탈리아 아이디어플래시를 인수 후 유럽기술센터로 전환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멈추지 않다.

4분기 전망도 나쁘지 않다.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가 중국 장쑤(江蘇)성 우시(無錫) D램 반도체 공장 화재로 4분기 매출 감소와 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성 감소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호황이 이를 충분히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선태 NH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모바일 기기 등장에 따른 수요가 다양해지는데다 투자 대비 공급량 증가가 제한적인 점은 SK하이닉스에게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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