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갑과 경북 포항 남ㆍ울릉 2곳에서 치러지는 10ㆍ30 재보궐선거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재보선은 화성갑 63곳, 포항 남ㆍ울릉 85곳 등 총 148개 투표소에서 30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실시된다. '미니선거'로 의미가 축소되긴 했지만 결과에 따라선 향후 정국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최대 관심사는 화성갑에 출마한 새누리당 서청원 후보의 당선 여부다. 민주당 오일용 후보, 통합진보당 홍성규 후보가 필사적으로 추격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서 후보의 당선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전통적으로 여권 지지도가 높은 농촌지역이 많은 데다 민주당도 고전을 예상해왔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과 가까운 거물이 당선돼야 지역발전이 이뤄진다'는 주장을 펴왔고, 민주당은 서 후보의 정치자금법 위반 전력과 '낙하산 공천'을 겨냥해 '지역 일꾼론'과 '정권 심판론'을 앞세웠다. 친박 핵심인 서 후보가 국회에 입성할 경우 김무성 의원의 독주를 견제하는 등 여당 내 권력지형에 일정한 변화가 예상된다.
다만 서 후보가 승리하더라도 표 차이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도 있다. 민주당 오 후보에게 박빙으로 승리할 경우, 박근혜정부와 여당에 대한 민심의 비판이 만만치 않음을 확인시켜주는 셈이 된다.
반면 민주당 오 후보가 승리할 경우엔 정국에 메가톤급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에 이은 군 사이버사령부, 국가보훈처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정황이 '국정원 정국'초기와 다른 양상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권 심판론이 제대로 먹힌 셈이기 때문이다. 부적절한 공천을 밀어부친 책임론이 여권 내에서 불거질 수 있다. 민심의 바로미터인 수도권에서 이 같은 반전이 일어날 경우 하반기 정국은 사실상 민주당의 손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포항 남ㆍ울릉 선거구에선 옛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새누리당 박명재 후보가 관록을 내세워 민주당 허대만 후보와 통합진보당 박신용 후보를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다. 새누리당이 두 곳 모두 승리하면 여권은 국정운영의 자신감을 재확인하고 야당의 공세에 여유를 갖고 대처할 수 있게 된다. 민주당의 경우 둘 다 고전 지역으로 치부해왔지만 패배 시 대여투쟁 동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여야 지도부는 이날 총출동해 힘을 보탰다. 새누리당은 황우여 대표와 남경필 김종훈 이우현 의원 등이 화성에서 서 후보를 지원했다. 황 대표는 "급팽창하는 화성의 재도약과 정치안정을 위해 서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은 김한길 대표와 손학규 정세균 상임고문, 문재인 의원이 화성과 경기지역에서 한 표를 호소했다. 김 대표는 "새누리당의 아성이라고 할 수 있는 지역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온다면 박근혜정부가 정신을 번쩍 차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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