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저축의 날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특별판매 상품을 출시했다. 하지만 까다로운 가입조건에다 과거에 비해 우대금리도 높지 않아 생색내기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다음달 29일까지 한 달간 'KB주니어Star적금'에 특별우대이율을 제공한다. 저축장려를 위해 이 상품에 신규 가입하는 고객에게 연 0.2%포인트를 저축의 날 기념 우대이율로 제공한다. 18세 미만 고객만 가입이 가능하며 최고이율은 연 3.8%를 넘지 못한다. 또 이 상품은 1년마다 자동 연장되기에 특별우대이율은 최초 1년만 적용된다.
앞서 우리 신한 외환 등 다른 은행들도 최근 토마스정기예금, 신한장학적금, 행복한가족적금 등의 상품에 각각 0.2~0.3%포인트 우대금리를 더해 한 달간 한시적으로 판매에 들어갔다. 광주 대구 제주 등 지방은행들도 0.1%포인트 내외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을 내놓으며 저축의 날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하지만 고객들 반응은 냉랭하다.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 우대금리를 모두 받아도 최고 금리는 3%대 초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1년 전에 비해 0.5%포인트 가량, 10년 전 2%포인트 이상 우대금리를 제공하던 것과 비교하면 너무 초라하다.
은행들은 저금리 기조로 특판 이율을 높일 수 없다고 밝혔다. 한 은행 관계자는 "예대마진도 축소된데다 대출해줄 곳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 저축의 날 기념 상품이라고 해서 이자를 높게 제공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사실 은행들은 예금 유치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실제 8월 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는 연 2.63%로 1년 전에 비해 0.56%포인트 내려갔고, 예대마진도 1.92%포인트에 그치고 있다. 동양ㆍSTX사태 등 그룹 정리여파로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시하는 해야 하는 시기라 자금 운용이 쉽지도 않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저축을 장려해야 하는 날이긴 하지만 은행 입장에선 예금유치에 선뜻 나설 수도 없다"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