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덟 살 난 자녀를 때려 숨지게 한 비정한 부모들이 잇따라 구속됐다.
서울서부지검은 자신의 아이에게 체벌을 가해 숨지게 한 아버지 A(35)씨와 동거녀인 중국동포 B(33)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8월 22일 서울 은평구 자택에서 병원에 다녀온 새엄마 B씨에게 몸이 괜찮은지 묻지 않았다는 이유로 플라스틱 안마기 등으로 아들 C(8)군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학대치사)를 받고 있다.
계속된 폭행에 시달린 C군은 하루 뒤인 23일 부모가 없는 집에 혼자 있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조사결과 사인은 몸 속 혈관이 터져 발생한 외상성 쇼크인 것으로 밝혀졌다.
2010년 아내와 이혼한 A씨는 지난해 B씨를 만나 동거를 하면서 아들 C군을 데려와 키웠지만 C군이 가정에 적응하지 못하고 어긋나는 행동을 보이자 훈육한다는 이유로 골프채나 안마기 등으로 C군을 폭행했다. 이들 부부는 체벌 외에도 C군을 집 밖에 세워두거나 잠을 자지 못하게 하는 등 가혹행위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아들을 데려온 뒤 지속적으로 폭행했고 숨지기 전에는 골프채ㆍ안마기를 사용한 것 외에도 더 심한 폭행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울산 울주경찰서는 학교 소풍을 보내달라는 어린 딸을 때려 숨지게 한 계모 D(40)씨를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했다.
D씨는 24일 오전 11시 20분쯤 울주군 자택에서 딸 E(8)양의 머리와 가슴 등을 주먹과 발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D씨는 학교 소풍을 보내달라고 애원하는 E양에게 평소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폭행했고 E양은 의식을 잃고 쓰러져 끝내 숨졌다. 조사결과 사인은 다발성 늑골 골절인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D씨는 딸을 욕실 욕조에 넣은 뒤 "목욕을 하던 딸이 욕조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고 경찰에 거짓 신고했으나 E양의 얼굴과 옆구리 등에서 멍이 발견돼 범행이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D씨는 약 5년 전부터 E양의 아버지와 동거하며 E양의 양육을 책임진 이후 지속적으로 폭력을 행사해왔다"고 말했다.
울산=목상균기자 sgmok@hk.co.kr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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