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보건소들이 독감백신 수요 예측에 실패해 조달량을 적게 주문하면서 백신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일부 보건소는 백신이 부족해 겨울이 오지도 않았는데 독감 무료 예방접종을 마감했다.
29일 경기도에 따르면 일선 보건소는 10월초부터 만 65세 이상 노인과 기초생활수급자, 사회복지시설거주자 등에 대해 본격적으로 독감예방접종을 시작했다. 하지만 부천시의 경우 소사구, 오정구, 원미구 3곳의 보건소 모두 백신이 부족해 지난주에 벌써 독감 무료 예방접종을 마감했으며, 용인시에 있는 3곳의 보건소와 수원시 팔달구 보건소도 마찬가지 상황을 겪고 있다.
그나마 백신이 남아있는 보건소들도 소량만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 1~3일 정도면 독감 백신을 모두 소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감 백신 공급은 각각의 보건소에서 조달로 신청해 구매하고 있으며 부족분은 민간 제약사 도매상과 수의계약을 맺어 공급받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재고가 남아 독감백신을 폐기처분 한 상당수 보건소들이 올해 비축량을 줄인데다 민간 제약사들이 조달가 인상을 요구해 독감 백신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성남시의 경우 3곳의 보건소에서 지난해 8만1,560도스(1도스는 1회 접종량)의 백신을 조달로 신청했지만, 올해는 5만4,300도스만 신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안산시, 김포시 등 모두 19곳의 보건소에서도 독감 백신 조달량을 줄이거나 지난해와 같은 물량으로 신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건소마다 독감 예방 백신이 남아있는지를 묻는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고 일부 노인들은 백신 예방접종을 받지 못해 헛걸음을 하고 돌아가기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독감 백신이 넘쳐난데다 조달가격보다 민간 제약사의 백신 가격이 훨씬 저렴했기 때문에 일부 보건소에서 조달물량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며 "불투명한 백신 유통 과정을 개선해 수급 불안정을 해소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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