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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0월 30일] 학부모 눈치 보느라 우왕좌왕 자사고 입시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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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0월 30일] 학부모 눈치 보느라 우왕좌왕 자사고 입시정책

입력
2013.10.2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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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입시정책이 또 오락가락하고 있다. 이번에는 고교 입시제도다. 교육부는 그제 확정 발표한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에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선발권 박탈 방침을 철회했다. 자사고와 특목고 등에 우수한 학생들이 몰려 황폐화하고 있는 일반고를 살리겠다며 야심만만하게 내놨던 안을 두 달 만에 백지화한 것이다.

이번 자사고 정책 변경은 이해당사자들의 반발에 굴복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를 안고 있다. 자사고 학부모들은 교육부 시안이 나온 뒤 대규모 반대집회를 열고 공청회 단상을 점거하는 등 반발해왔다. 좋지 않은 선례를 남김으로써 앞으로 유사한 사례가 생길 경우 원칙과 소신에 따라 정책을 추진하기가 어렵게 됐다.

일부에서는 자사고 전형 방식이 현행보다 더 개악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확정안은 서울지역의 경우 추첨에서 1.5배수를 선발하고 면접으로 최종합격자를 가리도록 했다. 비서울지역은 현행 선발방식과 서울의 전형방법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지역 24개 자사고 가운데 6곳을 제외한 나머지는 경쟁률이 1.5대 1을 넘지 않는다. 따라서 1.5배수 추첨은 의미가 없으며, 면접권 부여는 사실상 자사고에 선발권을 완전히 넘겨준 셈이다. 면접을 통해 성적을 얼마든지 반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학부모의 경제력 등 가정환경이 고려될 여지도 충분하다. 면접 비중이 높아져 사교육 시장만 팽창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제도적으로 이를 막겠다는 교육부의 장담이 얼마나 실효성을 발휘할 지 의심스럽다.

제로섬 양상을 띠는 입시정책에서 학부모들의 이해관계는 극명히 엇갈리게 마련이다. 그런 이유로 일단 정책방향을 확실히 세웠으면 이해에 따른 당사자들의 주장에 좌고우면 해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자사고와 특목고, 국제학교를 '특권학교'로 놔둔 상태에서 일반고의 부활을 외치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그런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교육부가 일부 학부모들의 반발에 쉽게 무릎을 꿇은 것은 비판 받아 마땅하다. 교육부는 더 이상 일반고 살리기 운운하는 말을 꺼내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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